한 대표, 당내 반대 뚫고 법안 발의 쉽지 않을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제3차 추천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입장과 관련해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의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안이 저지되자 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면서도 오늘은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내외 의견을 반영하여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여야가 아닌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 대표는 당시 “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대표 당선 이후 한 대표는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으며 언제 어떻게 발의를 추진할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추경호 원내대표, 친윤석열(친윤)계가 채 상병 특검법 자체를 반대하는 여론을 돌파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일단 여론을 살피며 ‘로우키’ 기조로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 제안에 대해 한 대표 지도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의) 의도가 뻔한데 말려들 이유가 없다”며 “(여당에 대한) 갈라치기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한동훈(친한)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이 사안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찬대 원내대표가 우리 당내 상황이 녹록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대표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은 당내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앞선 친한계 핵심 인사는 “당대표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원내대표와 의원들을 설득해서 당론으로 가야 하는 문제이고, 대통령실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찬대 원내대표가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한 것을 가지고 저희가 호들갑 떨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한 대표 반응은 원론적인 것(입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