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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이 멈춰서는데 정부는 대체 뭐하고 있나

입력 2024.08.19 18:15

응급환자를 위해 24시간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 종합병원 응급실이 하나둘 멈춰서고 있다. 전공의 빈자리를 떠맡아온 전문의들마저 피로 누적으로 버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강원 속초의료원은 전문의 퇴사로 최근 일주일간 응급실 문을 닫았고, 충북대병원 응급실도 지난 14일 ‘올스톱’ 됐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목요일마다 응급실 운영을 축소하고 있으며, 경북대·영남대병원 응급실도 외과·산과 등의 진료가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의료진 부족으로 병상을 축소한 곳은 25곳에 달한다.

분초를 다투는 환자들이 빈 병상을 찾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태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심각하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1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응급실 뺑뺑이(재이송)를 겪은 사례는 17건에 달한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지난해(16건)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달 전북 익산에서는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을 할 병원을 찾지 못해 병원 네 곳을 뺑뺑이 돌다가 1시간20분 만에 숨졌다. 경남 김해에서도 1t이 넘는 구조물에 깔린 60대 화물차 기사가 대형병원 10여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해 결국 숨졌다.

더 큰 우려는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지친 전문의들마저 떠나가고 있지만, 더 이상 ‘수혈’해 올 의사 자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염, 코로나19 재유행 등의 여파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가철이 끝나고 각 학교가 개학한 후인 8월 말부터 학교·직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빨라질 수 있으며, 특히 전 국민이 이동하고 모이는 9월 추석을 전후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는 고작 경증환자는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당부를 내놨을 뿐이다. 6개월 넘게 지속된 의·정 갈등으로 의사 양성 체계가 무너져 필수의료가 붕괴하게 생겼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일언반구 말이 없다.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이고, 하다못해 그로 인해 발생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수습하려는 책임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응급실이 멈추는 초유의 상황에서 정부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응급실 파행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심각한 비상사태다. 정부가 이렇게 안이하게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있을 때가 아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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