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보험료 내면서···‘실손보험금 청구’는 왜 포기할까

정유미 기자

소비자원 1500명 설문조사

37.5% “포기한 적 있다”

“금액 적어서” 답변이 80%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 5명 중 2명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고 포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실손보험 보유 계약 건수 상위 5개 보험사 가입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7.5%(562명)가 병원 진료 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21일 밝혔다.

5개 보험사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가나다 순) 등이다. 이들 보험사 가입자 중 1년 이내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가입자를 보험사별 300명씩 조사했다.

포기 사유는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소액이어서’가 80.1%(450명)로 가장 많았고 ‘귀찮거나 바빠서’ 35.9%(202명), ‘보장 대상 여부가 모호해서’ 13.9%(7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년 이내 소액 보험금 청구 포기자는 410명이었다. 이들의 보험금 수령 포기 횟수는 평균 2.9회, 포기한 보험금은 평균 1만3489원이었다.

1∼3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했으나 4세대로 전환하지 않은 소비자는 1310명이었다. 이들 중 53.4%(700명)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의 4세대 실손보험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 있는 ‘보험계약 전환제도’를 모르고 있었다.

나머지 610명은 전환제도를 알지만 변경하지 않았고 미전환 이유로 28.5%가 ‘전환 유불리를 잘 몰라서’를 꼽았다. 이어 ‘과거에 가입한 보험이 더 좋다고 알고 있어서’(26.9%), ‘보장범위가 줄어서’(18.2%) 등을 들었다.

5개 보험사의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3.62점이었다. 업체별로 최고 3.64점(현대해상)에서 최저 3.58점(메리츠화재)을 받았지만 모두 오차범위 이내다.

서비스 품질과 관련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고객 대응’(3.81점)이 최고점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등 시각적 전달 요소를 평가한 ‘응대 환경’(3.59점)이 최저점을 받았다.

서비스 상품과 관련해서는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각 4.11점)이 공동으로 최고점을 받은 반면 ‘보험료 수준’(3.55점)은 최저점이었다. 보험료 수준이 최저점을 받은 이유는 소비자들이 5개사 보험료의 타사 대비 및 품질 대비 적절성에 낮은 점수를 매겼기 때문이다.

전체 조사 대상 1500명 중 19.5%(293명)는 실손보험 이용 중 불만·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보험금 과소지급’이 34.1%로 가장 많았고 ‘갱신보험료 과다’(27.0%), ‘보험금 지급 지연’(25.9%)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국민 다소비 및 신규 관심 서비스 분야의 비교 정보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997만명으로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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