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세 더디다” 석 달 만에 올 전망치 0.1%P 낮춰
금리 13회 연속 묶어 ‘역대 최장’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불안 고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연간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낮춘 것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연 3.5% 수준으로 다시 묶었다. 가계부채 급등과 부동산 시장 불안을 고려한 조치로, 역대 최장인 13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한은은 1분기 성장률(1.3%)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것을 반영해 지난 5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대폭 상향했으나 석 달 만에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은은 수출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수는 회복세가 더디다고 판단했다. 수출의 경우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5월 전망(60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7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내수의 경우 민간소비 증가율을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춘 1.4%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0만명으로, 기존 예상(26만명)보다 크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한은 전망치 2.4%는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2.6%)는 물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며 “(5월 전망 때) 상향 조정한 게 약간 과도하다고 봐서 기술적으로 낮춘 것이지 경기가 나빠졌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이후 역대 최장 기간 같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면서도 “가계부채 증가를 잡아두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해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