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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전승일 감독 재심 가능성 열려…1심 법원 ‘재심 개시’ 결정

입력 2024.08.23 17:28

수정 2024.08.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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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감독이 지난 6월10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개시청구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전승일 감독이 지난 6월10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개시청구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노태우 정권 때 대형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 제작에 참여했다가 북한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승일 감독(59)이 법원의 재심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 감독에 대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다만 검찰이 불복해 오는 30일까지 항고장을 제출할 경우 전 감독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는 상급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해야 한다.

전 감독은 대학생이던 1989년 ‘민족해방운동사’ 걸개그림을 그려 전시했다는 이유로 공안당국에 연행됐다. 공안당국은 이 그림이 북한에 동조하는 이적표현물이라고 봤다. 전 감독은 수사과정에서 19일 간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년 뒤 전 감독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4년 ‘민족해방운동사’는 복원돼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됐고, 2007년 전 감독은 민주화보상법상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전 감독은 지난 6월10일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재심 개시를 청구했다. 전 감독은 수사관들에 의해 강제연행된 후 동의 없이 구금이 연장되고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부당한 유죄 판결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제연행 정황이 전 감독 진술을 통해서만 드러나 이를 믿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전 감독 측은 지난 20일 법원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서 “전 감독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는 것은 진술의 신빙성을 강화하는 근거로 작용한다”고 했다. 구금 절차가 적법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는 “강제연행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 연행 당시 피의사실의 요지와 변호인 선임권 및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었던 사유를 별도로 고지받았다는 점에 대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 감독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과거 유죄 판결이 난 사안이지만, 이후 사면 복권도 됐고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며 “재심에서는 근본적으로 미술 작품이 이적표현물이 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쟁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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