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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참사, 다중이용시설에 스프링클러 하나 없었다니

입력 2024.08.23 17:33

수정 2024.08.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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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및 소방 관계자 등이 23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및 소방 관계자 등이 23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22일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건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인명 구조용 소방 에어매트에 뛰어내린 투숙객이 사망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니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런 후진적인 재난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고원인을 철저히 가리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9분쯤 호텔 8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약 3시간여만에 꺼졌다. 불은 투숙객이 없는 810호에서 시작됐다. 해당 객실은 애초 객실을 이용하려던 투숙객이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며 방 교체를 요구했던 곳이라고 한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객실의 문이 열려 있어 연기가 좁은 복도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추정한다. 사망자 대부분 호텔 내부 복도와 계단 등에서 발견됐다. 오래된 호텔이라 복도가 좁고 객실 창문이 작아 화염과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변을 당했다. 이 중 2명은 호텔 밖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모서리를 잡지 못했다는 당국의 해명이 있었지만 사용연한을 한참 넘긴 낙후된 장비라는 지적도 있어 원인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숙박업소는 이용자가 처음 방문하거나, 내부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재 대피에 특히 취약하다. 짧은 시간에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 호텔이 소방시설 설치 대상 업소에서 예외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불이 난 호텔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로 객실이 64개에 달하지만 모든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017년 개정된 건축 소방법상 2층 이상 연면적 500㎡ 이상, 높이 13m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 호텔은 2003년 완공된 건물이라 해당 사항이 없다.

이번 참사로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중이용업소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2018년 50명이 숨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이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이 실시됐으나 또다시 비극을 막지 못했다. 살수 시설이 없을 경우 불이 나면 조기 진압이 어려울 뿐더러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참에 노후화된 건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을 소급 적용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마감재는 불연재로 의무화하고, 층마다 제연설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꾸준한 경각심만이 불의의 사고와 희생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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