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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참사 ‘골든타임 37초’ 재구성…“누군가 대피하라고 했다면”

입력 2024.08.25 10:25

수정 2024.08.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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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이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화성서부경찰서에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이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화성서부경찰서에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최초 발생 뒤) 37초의 골든타임이 있어 그 시간 동안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을 거라 판단한다.”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은 지난 23일 화성서부경찰서에서 23명의 사망자(정규직 3명, 파견 노동자 20명)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수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골든타임’이 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아리셀 측이 일용직 파견 노동자에게 안전교육을 하고, 리튬전지 폭발 뒤 대피를 안내했다면 사망자가 줄었을 수 있었다는 취지로 브리핑했다.

경기남부경찰청·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브리핑을 토대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재구성했다.

군에 리튬 1차전지를 납품하는 아리셀 공장에는 11개동의 건물이 있다. 지난 6월24일 리튬전지 폭발사고가 난 곳은 3동 2층으로 튜빙 작업(열처리로 필름을 수축시켜 제품을 감싸는 것), 전해액 누액 확인 작업 등이 이뤄진다.

이날 3동 2층에선 정규직 20명, 무허가 파견업체인 메이셀이 보낸 노동자 23명 등 43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파견노동자 23명 중 21명은 튜빙·마킹 작업, 나머지 2명은 전해액 누액 확인 작업을 맡았다.

아리셀 공장 3동 2층 평면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아리셀 공장 3동 2층 평면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오전 10시30분3초 리튬전지 선반(트레이)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폭발로 인한 첫 화재 시점이었다. 화재 지점으로 모여든 노동자들이 소화기를 사용하는 등 네 차례에 걸쳐 화재 진압 시도를 했지만 연쇄 폭발이 이어졌다.

파견 노동자 중심으로 동선을 살펴보면 평면도상 우측 비상구와 가까운 작업공간에서 일하던 전해액 누액 확인 작업자 3명(정규직 1명, 파견 노동자 2명)은 출입문 3곳을 거쳐 비상구에 도착했다. 출입문 중 한 곳엔 보안장치가 있어 정규직 노동자가 지문을 찍은 뒤 파견 노동자 2명과 함께 지나갈 수 있었다. 파견 노동자의 지문은 등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규직 노동자가 없었다면 탈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 지점과 맞닿아 있는 작업공간에서 튜빙·마킹 작업을 하던 파견 노동자 21명 중 A씨만 화재 지점과 가까운 출입문을 통해 탈출했다. 이 출입문은 전해액 누액 확인 작업자 3명이 빠져나간 출입문과는 다른 쪽에 있다. A씨는 다른 노동자들의 화재 진압을 지켜보다 연쇄 폭발이 이어지자 탈출을 시도했다.

나머지 파견 노동자 20명은 작업공간 중 한쪽에 고립된 채 숨졌다. 탈출 시도 흔적도 없었다. 리튬전지 폭발 시 대피하라는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화재 지점으로부터 먼 쪽에서 대기하다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노동자 중 마지막으로 대피한 A씨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시각은 오전 10시30분40초였다. 최초 폭발이 발생한 오전 10시30분3초부터 이 시각까지 ‘37초’가 골든타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리셀 관계자 그 누구도 숨진 파견 노동자 20명에게 대피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파견 노동자 20명이 숨진 곳으로부터 화재 지점 옆 출입문까지의 거리는 불과 23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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