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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최고 속도인데, 은행 탓하고 ‘관치’ 예고한 금감원장

입력 2024.08.25 18:57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은 전달보다 7조5975억원 증가한 559조7501억원이었다. 5대 은행의 월간 집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열풍을 불러온 0%대 금리 시대(2020년 5월∼2021년 11월)보다도 주택 대출 규모가 더 커졌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폭증해 8월22일까지 늘어난 주담대만 벌써 6조1456억원에 달한다니, 가계빚 증가 신기록이 또다시 세워질 수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면 주택 마련 수요가 커져 주담대는 증가한다. 이 추세를 반전시키려면 집값을 안정시키고 돈줄 역할을 하는 대출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정책의 오처방과 실기로, 정부는 이 두 가지 모두 실패했다. 당장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도 신생아특례보금자리 대출 자격을 완화한 건 ‘불난 집값’에 기름을 부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땐 금융당국이 서민 부담을 이유로 은행들을 수시로 불러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더니, 올 들어 시중 금리가 내려가는 시점엔 금리 인상을 종용했다. 당국의 눈치를 보며 은행들이 한 달 만에 몇번씩 대출 금리를 인상해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가 더 싸지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어설픈 관치로 시장에 역행하다 부작용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와중에 금융 정책의 ‘행동대장’으로 불려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또 관치 시비에 휩싸였다. 그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은행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은행 자율성 측면에서 개입을 적게 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비춰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 탓으로 넘기고, 노골적으로 관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정부의 주택공급은 장기 대책 중심이고 주담대는 급증하는데 금리를 내리면 불붙은 부동산을 어떻게 끌 수 있겠는가.

관치도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신뢰가 높아야 성공한다. 그러나 검찰 출신 이 금감원장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해 정책 엇박자를 일으켰고, 빈발하는 은행 횡령사고를 막지 못해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를 키웠다. 정책 당국자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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