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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누명 사형’ 오경무씨 항소심도 무죄···“이적 의도·행위 없었다”

입력 2024.08.29 16:32

수정 2024.08.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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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중앙지법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형제를 따라 북한을 다녀왔다가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고 오경무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오씨가 자발적으로 방북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윤승은)는 29일 오씨의 옛 반공법(현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 재심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오씨)이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행위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하던 오씨는 1966년 이복 형 오경지씨를 따라 북한에 갔다가 40여일간 사상 교육을 받고 풀려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오씨는 간첩으로 신고돼 재판에 넘겨졌고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은 1972년 집행됐다. 두 형제의 만남을 주선한 남동생 오경대씨도 기소돼 15년간 옥살이를 했다. 오경대씨는 2020년 11월 먼저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오경대씨는 2022년 오씨와 여동생 A씨에 대한 재심을 대신 청구했다. A씨도 당시 오씨에게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오씨 등의 자백이 고문 등 불법수사에 의한 것이고, 오씨의 행위가 국가의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지난해 10월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1심 선고 직후 “오씨가 자발적 의사로 북한에 갔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런 행위가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될 위험이 있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씨가 오경지씨에 의해 강제로 북한에 끌려간 것인 데다, 돌아온 이후에도 사회 안보를 위협할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오씨가 오경지씨를 만난 것은 본인도 두렵지만 어머니를 생각해서 자수시키고자 만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가보고 싶다거나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씨가 우리 국민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시키거나 국민을 규합해서 북한에 이익이 될 만한 행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거나 그럴 만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 오경무씨에 대한 재심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유족이자 사건 당사자인 동생 A씨와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북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 오경무씨에 대한 재심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유족이자 사건 당사자인 동생 A씨와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유족 측은 이날 재판 결과를 환영한다면서도 법원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오씨의 변호인인 서창효 변호사는 “사법부가 과거 잘못된 판결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면 유족들의 마음이 더 누그러들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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