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권 바뀐더라도 ‘북 비핵화’ 포기 안할 것”
“시진핑 중국 주석, 먼저 오셔야 하지 않나”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13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일본 사도광산의 지난 7월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한 한·일 간 협상이 ‘외교 참사’라는 비판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1일 밝혔다. 조 장관은 ‘조선인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고수했을 경우 등재 협상이 파기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것이 과연 국익을 위해 좋은 것인지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사도광산의 관리사무소였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전시물의 내용도 100% 저희가 만족스럽진 않지만, 군함도의 경우에 비해서는 훨씬 격상된 그런 퀄리티가 올라간 전시물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은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10분의 1 공간에 조선인 노동과 관련한 전시공간을 꾸린 바 있다.
조 장관은 전시물에 ‘강제노동’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두고 “2015년 군함도 합의문 안에 (강제노동 관련한)표현이 다 들어갔고, (일본이) 기존 (군함도)합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그것을 이행한다는 의지를 실질적인 전시물로 보여줬기 때문에 등재에 합의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유도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중국을 찾는 방안에 대해 “그동안 6번 우리 대통령이 중국을 갔고 시 주석은 딱 한 번 왔는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시 주석이 먼저 오셔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멘텀이 기회를 만들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
조 장관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현재 한·미·일 협력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1기때도 한·미·일 정상회의를 했고, 또 최근 저희들이 접촉해온 트럼프 캠프의 측근 인사들도 ‘바이든 행정부의 여러 외교적인 성과 중에 한·미·일 협력만큼은 평가하고 싶다’라는 코멘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북핵을 인정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을 할 것이라고 보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비핵화 (거부)를 용인할 수 없는 안보 현실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미·일)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비핵화의 목표를 포기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