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오전 국회에서 2023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친일 논란’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2일 한오섭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뉴라이트 출신이라는 지적에 “그분이 무슨 생각 가진지를 우리가 뉴라이트인지를 왜 알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뉴라이트 인선 논란에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 전현직 인사들의 뉴라이트 이력을 거론하자 이같이 대답했다.
한 총리는 신 의원이 “총리는 뉴라이트 아나”라고 묻자 “뉴레프트도 있나. 저는 가치가 없는, 이념이라고 포장하는 분들의 문제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뉴라이트란 2000년대 새로운 보수를 표방한 운동이다. 당시 뉴라이트전국연합, 뉴라이트재단(시대정신), 한반도선진화재단 출신 인사들이 뉴라이트로 분류됐다. 뉴라이트 단체 출신이 아니어도 이승만·박정희 재평가, 국가 정체성 등을 강조하는 세력을 포괄적으로 뉴라이트로 묶이기도 했다. 당시 진보진영에서는 좋은정책포럼 등 뉴레프트 운동이 일기도 했다.
한 총리는 “(뉴라이트 용어를) 보수가 만들었는지 좌파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친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엉터리 같은 정의가 나온다. 저는 레이건이 한 말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말한 뉴라이트는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 당시 신보수주의를 근거로 하는 사상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은 “뉴라이트 조직이 대한민국에 있었던 것에 대해 아나”라며 “정무수석을 한 한오섭이란 분은 뉴라이트전국연합 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장제원 전 의원은 뉴라이트 부산연합 공동대표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는 “2007년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 명단에 들어간 분들”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그건 모른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이 무슨 생각 가진지를 우리가 뉴라이트인지를 왜 알아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김문수 노동부·김영호 통일부 장관 제청이 적절했느냐는 질문에도 “미몽에서 깨어나시고 그런 이념주의로 몰아치지 말라”며 “자유민주주의 원칙 둔 통일 원칙을 만든 분인데 그게 뉴라이트 무슨 상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앞선 질의에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내년부터 학교에서 사용할 새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결과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 점을 질의했다. 그는 “일제에 협력한 친일 지식인을 어케 봐야 하나라는 내용이 들어갔다”며 “‘김동인, 서정주에 대해 이들이 왜 친일 행위 했는지 생각해보자. 이 중 한명 정해서 유죄인지 무죄인지 토론해보자’는 내용이 역사교과서에 게재되는 데 동의하나”라고 물엇다. 이 부총리는 “문제 제기되면 제기해서 수정할 수 있는 절차가 또 있다”고 말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향해 “(민주당이) 윤 대통령 주변 인물을 친일파로 매도한다”며 2007년 뉴라이트 운동의 취지와 활동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뉴라이트는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튼튼히 하자고 하는 새로운 보수주의 운동이자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가져야 된다는 노력 등”이라며 “친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뉴라이트 인사를 등용한다는 지적에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인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직책 맡을 수 있는 역량 두 가지를 보고 인사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