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근거 없는 주장, 의료진 사기 저하”

정부가 의료공백에 따른 응급실 진료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20일 서울대학교병원 내 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한 의료인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는 응급실 과부하 해소를 위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100% 인상, 광역상황실 추가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태형 기자
대통령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응급실 뺑뺑이 사망자 증가’ 발언에 대해 2일 “정부 통계로 전혀 확인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어떤 근거로 말씀하신 건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응급 환자 사망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어서 소위 사망하지 않아도 될 사람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했다는 것은 산출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 없이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 사고가 늘었다는 주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응급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사기를 저하하고 불필요한 국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에 앞서 “일방적인 힘으로 밀어붙여서 상대방의 굴복을 강요하게 되면 성공하더라도 후유증과 피해가 너무 크다”며 “그 부작용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의료 체계 붕괴 위기를 불러왔고, 응급실 뺑뺑이로 안 죽어도 될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이미 지난해 한 해 총발생량을 이미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응급실 뺑뺑이 문제의 본질은 의사 수 부족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19년 사망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언급하며 “주 129시간에 달하는 살인적인 근무를 하다가 급성 심정지로 세상을 떠나셨다. 만성적인 응급 의료 인력 부족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죽음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지난 한 해 언론인이 응급실 뺑뻉이, 응급실 코드 블루 등의 키워드로 작성한 지면 기사만 230건 가까이 된다”면서 “응급의료 공백 문제는 의사 부족 등으로 인해서 수년간 누적된 문제”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정치적 유불리 생법을 따져서 수년간 방치해 온 의료 개혁을 윤석열 정부는 오로지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의 지키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기 때문에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의료 개혁을 추진 중인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석 연휴 의료 특별대책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며 “의료현장을 굳건하게 지키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