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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안 월병 대소동

타오바오에 올라온 1위안 월병 광고.

타오바오에 올라온 1위안 월병 광고.

“중국 대학생들은 어떤 책 읽는지 궁금한데 서점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타오바오에서 다 팔아요.” “집들이 초대받았는데 이 근처 꽃집이 있나요?” “메이퇀에서 주문하세요.”

대화가 대부분 이렇게 이어져도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아직 크고 작은 서점들이 많이 있다. 꽃집은 발품을 팔아야 찾을 수 있다.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생활 방식이 정착되면서 가게를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점점 낯선 일이 되고 있다.

중국은 단연 플랫폼 경제의 선진국이다. 위챗, 알리바바 등 대형 플랫폼은 편리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과 빠른 배송을 구축하고 상시적 세일 행사를 열어 사람들을 모은다. 당국도 소비 진작을 이유로 온라인 쇼핑을 장려한다. 그러다 보니 플랫폼과 관련한 사건 소식도 눈에 띈다.

지난달 벌어진 ‘1위안 월병 대소동’도 그중의 하나다. 신경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2일 베이징의 월병가게 자화식품에 갑자기 주문이 폭주했다. 알고 보니 한 상자에 39위안(약 7000원)하는 이 가게의 월병을 단 1위안에 판다고 온라인 쇼핑몰에 광고가 올라온 것이다. 주문량은 600만 건에 달했다. 한 사람이 70~80개, 수백 개 주문한 경우도 있었다.

알고 보니 플랫폼 측이 세일 행사를 하면서 실수로 가격을 잘못 입력해 벌어진 일이었다. 자화식품은 공지를 올려 주문을 이행할 수 없다고 알렸다. 소비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환불 요구가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가게가 할인 행사를 했다고 알고 있었다.

결국 가게는 막대한 손해를 덮어쓰고 주문을 처리했으며 추후 플랫폼에 보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후속 상황은 현재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플랫폼 관련 분쟁 사건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권력의 비대칭’이다. 지난 7월 ‘공유 차량 에어컨 사용료 분쟁’이 온라인을 달궜다.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 공유 차량 택시기사와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싸우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온라인 차량 플랫폼이 기름값도 보전하기 힘든 요금으로 특가 세일 행사를 하자 차량 기사들은 에어컨을 틀지 않고 운행했다. 이를 모르고 최저가를 클릭해 탑승한 승객들은 운전기사가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수’가 아닌 ‘알고리즘’에 의한 일이었다. 알고리즘은 운전기사의 생계가 아닌 플랫폼의 수익에 최적화돼 있었다.

지난달 13일 항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음식 배달원이 무릎을 꿇었다. 배달원이 급하게 배달하다 실수로 잔디밭 난간을 넘어뜨렸고 경비원은 무릎 꿇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배달원은 빨리 다음 주문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요구를 따랐다. 다만 지역 배달원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수백 명의 배달원들이 이 사건을 알고 아파트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6일 테무의 모회사 PDD홀딩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주가가 30% 폭락했다.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했지만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플랫폼 테무가 안고 있는 불안 요소 가운데 하나도 입점 업체와의 분쟁이다. 테무에 납품하는 소상공인 수백 명이 지난 7월 말 광저우 테무 본사를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테무가 낮은 가격을 강제해놓고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되면 납품업체에 벌금을 매겨 손실을 떠넘긴다고 주장했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권력의 독점에서 나온다. 플랫폼은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거대한 힘과 비대칭 구조는 점점 경제에, 사회에, 누군가의 생계에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얼굴 없는 경제의 민낯이다. 중국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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