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부라렸다”며 보호의자에 7시간 묶은 교도소···인권위 “인권침해”

배시은 기자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모습. 한수빈 기자 사진 크게보기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모습. 한수빈 기자

보호의자 등에 수감자의 신체를 7시간 동안 묶어둔 교도소 조치는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교도소가 수감자를 보호의자에 묶어 징벌적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인권 침해적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교도소장과 교도소관리팀장에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호장비 사용과 관련한 자체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인권위의 특별 인권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했다.

4일 인권위에 따르면 A교도소 수용자 B씨는 지난해 7월 교도소 수용관리팀장 C씨가 자신을 부당하게 보호의자에 7시간 묶은 채로 수용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C씨는 사건 당일 B씨가 다친 팔의 붕대를 풀었다 묶는 행동을 반복하는 등 자해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붕대를 감은 B씨에게 보호의자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B씨는 자해를 하거나 자해를 암시하는 표현·행동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화 내용을 보면 C씨가 “나한테 눈을 부라렸다” “지금 흥분해서 나한테 대든 거다”라고 말하자 B씨가 “제가 무슨 지시를 거부했나” “언제 폭언을 했냐”고 항의했다. B씨가 “반말하는 건 뭐냐”고 묻자 C씨가 “알았다. 근데 욕한 건 없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B씨는 반항 없이 보호의자에 착석하고 지시를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C씨는 B씨가 자신의 지시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자해의 위험이 크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보호의자를 사용했다”며 “해당 장비를 사용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나 고지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인권위는 “C씨가 객관적으로 타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B씨의 신체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호장비를 징벌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고 사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 수용자들의 신체 자유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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