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목숨 가치’ 지키는 대령의 용기

사진·글 성동훈 기자
[금주의 B컷] 병사 ‘목숨 가치’ 지키는 대령의 용기

“한 병사의 목숨의 가치는 지구의 무게만큼이나 무겁다.”

지난 2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제5회 노회찬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고를 조사하다 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까지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VIP 격노설’로 촉발된 논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및 수사 외압에 대한 대통령 개입 의혹으로 확대됐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박 대령에 대한 7차 공판이 열렸다. 정복을 입고 법원으로 향하는 그의 곁에 천주교 수녀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한 청년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해야 했던 고통 앞에서 용기 있게 진실을 증언하며 묵묵히 고통을 감내하는 박정훈 스테파노 대령님과 그 가족, 그리고 채 상병의 유가족을 지지하고 기도로 응원한다”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 격노설에 진위를 묻는 내용이 포함된 이날 공판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상관의 적법한 이첩 보류 지시를 거부하고 공공연하게 허위 사실을 유포해 상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이 이 재판의 실체”라며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외압이나 이런 것은 전혀 없었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법원에 출석하는 박 대령 뒤로 펼쳐 든 현수막 위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얼굴이 보인다. 해병대 정모에 가린 박 대령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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