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김값 ‘금값’…수온 상승에 양식 시기 늦어져 생산 차질 우려

안광호 기자

고수온 영향으로 김·미역 양식 시작 시기가 지난해보다 1주일에서 열흘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산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소는 최근 5년(2019~2023년)간 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김과 미역의 양식 시작을 위한 최적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4일 밝혔다.

수과원에 따르면 김은 표층 수온이 22도 이하가 돼야 양식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채묘(종자 붙이기)를 할 수 있다. 충남 태안이 가장 빠른 9월 하순, 전북 군산과 전남 진도, 부산은 10월 초순, 전남 목포 등은 10월 중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1주일가량 늦어지는 셈이다. 미역은 수온 20도 이하에서 가이식(어린 엽체를 적응시키는 단계)을 할 수 있는데, 예년엔 통상 10월 초·중순에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전남 목포·신안·고흥, 부산 등에서 10월 하순 정도에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양식 시작 시기가 열흘 안팎 늦어지는 것이다.

수과원 관계자는 “3월 이후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양식이 불가능해진다”며 “채묘와 가이식 시기가 늦어질수록 생산량도 차질을 빚는다”고 말했다. 예컨대 김의 경우 9~10월 양식을 시작하면 다음해 3~4월까지 통상 6~7번 채취하는데, 양식 기간 단축으로 최소 한 차례 정도 채취를 할 수 없게 된다.

내년 김값이 올해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올해는 김 수출 증가로 재고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내수 물량 부족으로 김값이 급등했다. 지난 4월 마른김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올라 1속(마른김 100장)당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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