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기원절 학술토론회’ 환영사 발언
“일본에 아첨 떠는 저자세 사람이 장관”
“광복회, 특정 정당 편향 절대 아냐”
‘개천절을 건국기원절로!’
이종찬 광복회장이 1948년 건국론 등을 주장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판했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신을 ‘건국 대통령’으로 규정한 적이 없는데도 일부 세력이 이 전 대통령을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종찬 회장은 6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된 ‘건국기원절 학술토론회’의 환영사에서 “장관을 한다는 사람이 대한제국에서 (나라가) 끊어지고 (1948년) 대한민국을 새로 세웠다고 말한다”라며 “그건 무식한 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새 ‘날림 장관’들이 많아서 뭐가 뭔지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문수 노동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919년)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정식 정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은 1948년 8월15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또 “일제 치하 (한국민의) 국적은 일본”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은 “장관 하겠다는 사람이 (일제강점기 때) 나라가 없었다고 말했다”라며 “지금 강한 대한민국이 되고도 일본 신민이었다고 아첨 떠는 저자세의 사람이 장관이 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 장관과 함께 “일제강점기 때 우리 국민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도 재차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정부를 세웠지만, 29년 전 (1919년에 대한민국임시정부) 세운 것을 부활한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이 전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서 건국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전 대통령의 간을 빼먹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 1948년에 건국됐다는 얘기는 제발 그만하자”라며 “서기전 2333년부터 우리는 계속돼 왔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은 그 역사의 전통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요즘 광복회가 재야단체처럼 됐는지 국가보훈부에서 (행사에) 온다고 해놓고 안 왔다. 다들 몸조심하는 것 같다”면서 “광복회가 특정 정당에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는데 절대 그런 거 없다”고 덧붙였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도 학술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으로 국회에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했고,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이 진행을 맡았다.
광복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전통을 되살려 올해부터 10월3일 개천절을 ‘건국기원절’로 기념키로 했다. 1948년 건국론 주장을 불식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