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내 임기 내 종결 어려워”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처리 방향과 관련해 “내 임기 내에 종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 임기는 오는 15일 끝난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세밀하게 살펴서 충분하게 검토한 다음 수사 전반에 반영해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한다면 제대로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 임기가 이번 주에 마치기 때문에 내가 종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이 총장 퇴임식이 열리는 날 하루 전인 12일 권 전 회장 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항소심 재판부가 김 여사처럼 ‘전주’라는 의심을 받는 손모씨에게 유죄를 선고하느냐가 검찰의 김 여사 기소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앞서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손씨에 대해 기존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방조 혐의를 추가했다. 주가조작을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도 자금을 대 이를 묵인했으므로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 1심에선 공모 혐의와 관련해 손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통령실은 1심 선고 후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 일당에 의해 ‘활용’됐을 뿐이라면서 “매수를 유도당하거나 계좌가 활용당했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남은 시기 동안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명의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손씨에게 방조 혐의라도 유죄를 선고한다면 김 여사와 최씨를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7월20일 김 여사를 비공개 출장조사하면서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함께 주가조작 의혹도 조사했다.

이 총장은 “청탁금지법 사건(명품가방 수수 사건)도 그렇고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총장으로 일하면서 사건 처리와 관련해 저 나름대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도 “수사대상자의 지위와 신분, 다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처리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의 말은 김 여사 사건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 여러 논란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총장이 지난 5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직후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이 일제히 교체됐다. 이 총장은 지난 7월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주가조작 사건 수사지휘권 회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해당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이는 지금껏 회복되지 않았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같은 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여사를 조사할 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이 총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아 ‘총장 패싱’ 논란이 벌어졌다.

검찰은 2020년 4월 당시 열린민주당의 고발 이후 4년3개월 만인 올해 7월에야 김 여사를 상대로 주가조작 의혹을 대면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두 차례 서면조사 등을 시도했으나 김 여사는 불성실하게 답변하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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