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으로 1109억원을 들여 설치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결국 철거 수순을 밟는다.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이 우선 철거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는 공중보행로 일부 구간 철거 등의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청회는 이달 23일 오후 4시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린다.
세운상가 일대는 고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5년 12월10일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됐다. 공중보행로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삼풍상가·PJ호텔~인현·진양상가까지 약 1km 구간에 걸쳐 설치됐다. 공사비용으로 1109억원이 투입됐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후 공중보행로가 시민들의 이용이 적고, 지상부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 등으로 철거 방침을 밝혀왔다. 공청회는 철거에 착수하기 위한 수순 중 하나다. 시의 일일 보행량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계획 당시 일일 10만5440건으로 예측된 보행량이 실제로는 일일 1만1731건(예측치의 11%)에 그쳤다. 지상부 보행량은 설치 전보다 59% 수준으로 감소했다.
변경(안)에는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에 설치된 철골구조의 보행로를 우선 철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은 일일평균 보행량이 계획 당시 2만6360건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1757건(예측치의 6.7%)에 불과했다”며 “보행로 하층부의 일조 차단, 누수, 지상부 보도 협소로 인한 보행환경 악화 등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세운상가 등 기존 건물과 연결된 나머지 공중보행로 구간은 세운지구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상가군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공청회를 통해 재생사업에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