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3~4발 발사···러·중 훈련에 발맞춰 ‘무력시위’

곽희양 기자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600㎜ 초대형방사포 추정, 360여㎞ 비행

러시아와 중국의 대규모 연합 해상훈련 발 맞춰

18번째 오물풍선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해

북한은 지난 4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600mm 초대형 방사포병 부대들을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을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600mm 초대형 방사포병 부대들을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을 처음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연합뉴스

북한이 1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을 발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대규모 연합 해상훈련에 발을 맞춰 자체적으로 대미 무력시위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3~4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360여㎞를 날아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부근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약 4분간 발사한 것으로 일본 방위성이 관측했다고 교도통신 등은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600㎜ 초대형 방사포(KN-25)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300㎜ 대구경 방사포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로, 600㎜ 초대형 방사포는 SRBM으로 분류하고 있다. 평양에서 남쪽으로 360㎞ 거리에는 서울·대전 등 대도시와 청주·수원·원주·서산 등 주요 공군 기지가 포함된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7월 1일 이후 73일만이다. 당시 북한은 4.5t급 초대형 탄두를 장착한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군 당국은 실패한 발사로 판단했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평양 순안구역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 18발을 알섬 방향으로 발사한 바 있다.

이번 발사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러·중 연합 해상훈련에 발을 맞춘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오션 2024’ 훈련을 진행한다. 러시아는 400척 이상의 전함과 잠수함, 120대 이상의 항공기, 9만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한다. 중국의 함정 4척과 15대의 항공기도 참가한다. 이 훈련은 태평양·북극해·지중해·카스피해·발트해에서 진행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자체적으로 오션 2024 훈련에 가세하는 모양새”이라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초대형 방사포 훈련으로 대미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9월 말부터 10월 초에 진행된 중·러 훈련 기간에도 북한은 화성-12형을 발사한 적이 있다.

중국은 연관성을 부인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오늘 탄도미사일 발사가 중·러 연합훈련과 관련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러시아 수출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합참 관계자는 “최근의 한·미 연합 쌍룡훈련에 대한 반발이나 러시아 수출을 위한 테스트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1일 밤 18번째 오물 풍선 20여개를 띄웠지만, 대부분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넘어오지 못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북한이 바람의 방향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하층부에서는 북풍이 불지만 상층부에서는 남풍이 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합참 관계자는 “(풍선이)오늘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연관이 있거나, 복합도발을 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풍선은 대북전단의 맞대응 도구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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