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샹브레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샹브레

[임의진의 시골편지]샹브레

목사였던 아버지는 성찬식에 쓰려고 포도주를 직접 담그셨다. 요즘처럼 와인이 흔한 시절이 아니었지. 예배 때 어른들이 밀떡 한 조각과 포도주를 나누는 풍경은 신기했다. 언젠가 프랑스 촌락에서 한달살이를 하며 비로소 와인과 친해졌지. 이후 와인 산지를 돌면서 미각을 높이다가 급기야 ‘와인 여행’이란 포도주에 얽힌 노래만을 뽑은 선곡 음반도 발매했다.

광양에서 올라온 친구가 밥을 사겠대서 월산면 옆 동네, 프랑스식 가정요리집엘 갔다. 프랑스 총각이 우리 동네 처녀에 반하여 멀리도 장가를 왔는데, 부모님께 전수받은 요리로 밥집을 차려 손님이 쏠쏠. 양파수프가 현지 수준으로 맛나. 와인은 평범한 하우스 와인. 어떤 식사건 와인 한 잔이 곁에 놓이면 자리가 배나 훈훈해지는 법이다.

프랑스어 ‘샹브레’는 침실, 사적인 공간이란 말. 이게 와인 용어로도 쓰이는데 16~18도 와인 마시기에 적당한 ‘실내온도’를 뜻한다. 사람 관계도 온도가 맞아야 편안하지. 얼음골처럼 차가우면 금이 가고, 불가마처럼 뜨거우면 데게 돼. “집안 공기가 왜 이래?” 부부 둘이 맞춘 온도라도 담 너머 이웃들과도 공감할 수 있는 ‘샹브레’여야 평화롭다. 눈치코치 없이 멋대로 구는, 고집불통 안하무인 인생들을 구경하게 돼. 적당한 실내온도 샹브레의 정신을 새겼으면 바라. <어린왕자>를 보면 여섯 번째 별에 사는 지리학자 할아버지가 나온다. “술 취하면 물건이 둘로 보여. 지리학자는 거짓말하면 안 된다.” 할아버지는 술을 주의하라 타이르는 촌장님 같다. 하나가 둘로 보이는, 주정뱅이의 술자리엔 있어야 할 샹브레가 없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구독 취소하기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보기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