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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와 공존의 도시’ 시애틀에 전력 시스템 미래 있다

입력 2024.09.22 20:04

수정 2024.09.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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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장

지난 7월의 일이다. 필자는 코로나19 유행 전이던 2019년 이후 5년 만에 국제학회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의 전력 및 에너지 총회 격 행사에 참석했다. 장소는 도시 곳곳에 우거진 푸른 녹음 때문에 ‘에메랄드 시티’라고도 불리는 미국 워싱턴주 도시 시애틀이었다.

시애틀의 또 다른 별명은 ‘빅테크의 고향’이다. 미국 정보기술 산업계에서 지배적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각각 1970년대와 1990년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통신기술 중심 도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오늘날에도 시애틀에는 보잉, 스타벅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 본사들을 비롯해 구글, 애플 같은 또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연구용 캠퍼스들이 자리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학회 일정이 비교적 일찍 끝난 날, 학회장 인근의 산업역사박물관에 잠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박물관을 한 시간 남짓 돌며 시애틀이 형성된 뒤 오늘날 혁신 도시가 된 배경, 그리고 우주·항공,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자·의료장비 등에서 최고 기술력을 갖추게 된 과정을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아마존 창업자의 이름을 딴 ‘베이조스 혁신 센터’에서는 과학자, 공학자, 벤처사업가 등이 내놓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도시를 넘어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파급력을 가진 원인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아이디어가 다듬어질 수 있도록 여러 관련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이 존재했다.

즉, 풍부하게 유입된 인적자원, 그리고 이들의 만남과 소통을 보조해주는 통신·교통 등 인프라 자원의 뒷받침이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현실의 문제를 풀어나갈 방법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애틀은 ‘공존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원래 이곳에 거주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은 시애틀이라는 이름을 가진 추장을 중심으로 백인과의 공존을 추구했고, 미국 정부는 그 추장의 이름을 따 도시명을 지었다.

시애틀은 문화적으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기존의 것을 잘 보존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과 그곳에 초기 모습 그대로 자리잡고 있는 스타벅스 1호점 등이 이를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시애틀이 가진 교류와 공존이라는 특징은 새로운 전력 시스템의 철학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학회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했다.

현재 전력 시스템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복원력을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기존 시스템 영역의 확장과 신기술 접목 등으로 재창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연결과 통합,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신뢰성 및 회복력 강화, 그리고 인공지능(AI) 적용과 사이버 보안 같은 이슈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전력 공급뿐만 아니라 신기술 분야에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의 관점을 이야기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산업과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더욱 발전하게 된 시애틀처럼, 전력 시스템에도 신산업을 연계하고 신기술을 적용한다면 미래에는 관련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활발한 아이디어 교류와 신구 기술 공존을 통한 조화가 뒷받침돼야 할 때이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장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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