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의대생 명단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지난 2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 명단을 공유한 이들을 지목하고 추적 중이다. 의·정 갈등 이후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첫 구속 사례가 나오면서 복귀 전공의의 개인정보를 유포하거나 조롱한 게시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1일 사이 아카이브 등 해외 공유 사이트에 복귀 전공의 명단을 게시한 사건과 관련해 접속 링크를 공유한 3명을 특정했다”며 “현재 추적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명단 게시는 의료 정책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악의적이고 집단적인 조리돌림에 대해선 엄정하고 신속하게 계속 수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특정한 링크 유포자뿐 아니라 링크 개설자를 찾아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정한 3명이 의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20일에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전공의가 처음으로 구속됐다. 법원은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사직 전공의 A씨에 대해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7월 의료 현장에 남거나 복귀한 전공의를 비꼬는 이른바 ‘감사한 의사’ 명단을 만들어 텔레그램과 의료계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여러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명단에는 피해자들의 실명과 소속 병원 등이 자세하게 담겼다.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공용 PC와 휴대전화 여러 대를 사용했고, 암호화된 e메일을 이용해 제보자들로부터 신상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환자를 조롱한 게시글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매일 1000명씩 (환자들이)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에 대해 업무방해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게시글 30여개는 현재 전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의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와 관련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임현택 의협 회장과 주수호 의협 홍보위원장 등 관계자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김 청장은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6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마무리가 됐다”며 “진술과 자료를 비교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