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특파원 칼럼]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미국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특파원 칼럼]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미국

입력 2024.09.24 20:52

수정 2024.09.24 20:53

펼치기/접기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를 취재하는 기간에 ‘세 명의 대통령 머그’(three presidents mug)라는 이름의 기념품을 하나 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쪽은 빌 클린턴, 오른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진 머그컵이다.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횃불’을 넘긴 뒤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당의 단결을 촉구한 바이든의 선택을 기억해두기에 적격으로 보였다.

클린턴(1993~2001), 오바마(2009~2017), 바이든(2021~2025년 1월 퇴임 예정). 탈냉전 이후 미국 민주당이 배출한 세 명의 대통령 집권기마다 나는 길게는 약 4년, 짧게는 2년 이상씩 미국에서 생활했다. 세 차례 체류 시기 모두 경제적으로 불안했다. 클린턴 2기 후반기는 외환위기, 오바마 1기 초반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2년 전 특파원으로 부임한 때는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한창이었다. 근 30년 동안 미국 경제의 위상에는 굴곡이 있었지만, 달러 패권에서 나오는 힘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특히 국제 문제에서 미국의 역할은 변화 추세가 뚜렷하다.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씨름하듯이, 클린턴 후반기에는 코소보 전쟁 대응이 고민거리였다. 당시 내가 다니던 미국 학교의 사회교과 수업에서도 미국이 코소보 문제에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 지상군 투입이 필요한 것인지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클린턴은 ‘발칸의 도살자’ 밀로셰비치에게 강력히 경고해 제노사이드를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차원의 공습을 주도했다. 유일 세계 패권으로 등극한 미국은 그럴 만한 의지와 역량, 국내적 지지가 뒷받침됐다.

오바마는 민주주의·인권·비확산 등 민주당 정부의 외교 원칙을 표방했다. 하지만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시작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수렁에서 허우적댔다. 그리고 북한 핵 문제는 물론 리비아, 수단, 미얀마,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세계 각지의 분쟁과 인도주의 위기 앞에서 미국은 결과적으로 무력했다.

바이든은 미국 내 투자와 동맹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는 물론 한국·일본·호주 등까지 규합해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단일 대오를 구축했다. 하지만 중·러와의 신냉전 구도, 중동 불안과 ‘저항의 축’ 확장, 무엇보다 미국 민주주의 위기까지 겹치면서 미국의 힘과 관심은 분산되고 있고 ‘말발’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이런 추세는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국 우선주의와 결합한 고립주의 경향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가 당선되어도 다극화하는 국제질서 속 미국의 리더십은 계속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해리스의 선거 슬로건인 “돌아가지 않겠다”(not going back)는 트럼프 재집권을 저지하겠단 의지의 함축이다. 하지만 머그컵에 커피를 내려 마실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 명의 대통령 시기 미국이 수행하던 역할로는 도무지 “돌아갈 수 없을 거”란 자각이 담긴 구호일지 모르겠다고.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