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만찬 ‘무능’ 여권…더 벌어진 윤·한, 국정 더 꼬였다

조미덥 기자    유설희 기자

시급 현안 논의는커녕 갈등 노출

“검사 출신 두 사람 한심한 정치”

의·정 갈등 돌파구 찾기 장기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마친 뒤 함께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마친 뒤 함께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26일 당정 간 ‘정치실종’과 여권의 현안 대응 ‘무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가 불발되며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논란 등 시급한 과제들이 언급도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두 사람이 갈등을 내려놓고 만나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사 출신 두 사람의 한심한 정치”라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만찬에서) 최소한 의료대란을 해결할 당정의 일치된 해법만큼은 나왔어야 한다”며 “이럴 거면 왜 만났나. 국민들만 불행하다”고 밝혔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김 여사 문제, 의정갈등, 채 상병 (특검) 문제가 빠지면 그냥 소개팅”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만찬 전 윤 대통령과 현안 논의를 위한 독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약 1시간30분간 진행된 만찬 대화는 윤 대통령의 원전 정책 관련 설명이 주를 이뤘다.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한 대표가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중재자를 자임하면서 2025년 의대 정원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자고 말하고, 윤 대통령의 ‘역린’인 김 여사 문제를 의제로 올리려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검찰에서의 20년 인연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과의 소통에 자신있다던 한 대표의 공언이 무색해졌다.

두 사람이 의정 갈등 해법을 찾는 논의를 시작도 하지 못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협의가 당장 개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과 총선개입 등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 상황에서 여권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태도 장기화하게 됐다. 대통령실도 여당도 민심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대통령이 한 대표를 아직도 검찰 때 부하로 생각하지 않나 싶다”며 “대부분의 여당 국회의원들도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고 (현 상황을) 그저 방관하고 있다”고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한 대표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당 지도부에 속했던 한 인사는 “윤 대통령이 의료개혁을 자신의 핵심 성과로 생각하고 있다면 한 대표가 거기에 ‘강대강’으로 부딪히지 말고 물밑으로 계속 소통해 해법을 찾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재차 요청한 독대가 언제 성사될 지는 알 수 없다. 한 친한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강남 아파트 청약 떨어지고 대기표 한 2000번 정도 받은 것”이라고 지금 상황을 비유했다.

여권에서는 결국 두 사람이 독대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들은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 사이 관계가 저 정도냐 하는데서 불안을 느낀다”며 “독대를 성사시켜서 둘이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야당은 밀어붙이기만 하고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만 행사하는데, 여당이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여당 대표의 공간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명색이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 한번 만나려 이렇게 굴욕적으로 매달려야 하다니 한숨이 나온다”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문 걸어잠그고 둘이 해결하고, 나올 때 손 잡고 웃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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