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PC그룹에 수사상황·대응법 알려준 경찰, 아직도 같은 부서 근무

경찰 로고. 경향신문 자료사진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탈퇴 종용’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SPC그룹 측에 수사상황과 사건 대응전략 등을 알려준 현직 경찰관이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만간 해당 경찰관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26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검찰은 지난 5월 경찰청에 경찰청 소속 김모 경위에 대한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김 경위가 고용노동부 성남고용지청이 벌였던 SPC그룹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수사상황을 자신과 친분이 있는 백모 SPC 홍보 전무에게 알려주는 통화 녹취록을 확보하면서다. 해당 녹취록에는 김 경위가 백 전무에게 “(수사에서) ‘뼈대가 나왔다’는 말이 있다” “(SPC가) 어느 선에서 총대를 멜 것인가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책임을 질 놈, 걔만 자르면 되는 것 아니겠나” 등 발언이 담겼다. SPC 임직원들은 김 경위가 알려준 내용을 토대로 수사에 대비해 예행연습까지 한 것을 조사됐다.

검찰로부터 비위사실을 전달받은 경찰은 감찰 조사에 나섰고, 이달 초쯤에서야 김 경위에 대한 징계를 징계위원회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징계위원회에 정식 회부되지는 않았다. 징계위 회부는 요청으로 부터 한 달 이내에 해야 한다. 김 경위는 비위사실이 알려지고도 현재까지 정보 부서에서 정상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이 소명한 부분이 있다”며 “어떤 징계수위로 요청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