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서초 사옥. 성동훈 기자
올 들어 8월까지 세수가 1년 전보다 9조4000억원 덜 걷혔다.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16조8000억원 덜 걷히는 ‘법인세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진도율은 63.2%에 그쳤다.
기획재정부는 30일 ‘8월 국세수입 현황’을 통해 올 1~8월 국세가 1년 전보다 9조4000억원 줄어든 232조2000억원 걷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세는 23조400억원 걷혀 1년 전보다 6000억원 줄었다.
국세 수입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기업실적 저조로 ‘법인세 쇼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은 1년 전보다 1조3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코스피는 전년보다 45%, 코스닥은 39.8% 떨어지면서 법인세 실적도 줄었다.
다만 정부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이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세액은 올해 20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9000억원 감소했다”며 “애초 지난해 대비 2조1000억원 감소를 예상했으나 예상보다는 1500억원 정도 더 들어왔다”고 말했다.
올 1~8월까지 누적 법인세 실적은 1년 전보다 16조8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소득세는 1000억원 덜 걷혔다. 취업자 수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세는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납부가 줄어 소폭 감소했다.
증권거래세는 7000억원 덜 걷혔다. 주식거래대금은 소폭 늘었으나, 증권거래세율 인하로 세수가 줄었다. 관세는 수입 감소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000억원 줄었다.
반면 부가가치세는 7조1000억원 더 걷혔다. 소비 증가와 부가가치세 환급 감소로 납부 실적이 늘었다.
8월까지 예산 대비 진도율은 63.2%다. 한 해 걷힐 것으로 예상한 국세(367조3000억원) 중 63.2%를 올 8월까지 걷었다는 뜻이다. 이는 1년 전 진도율인 70.2%보다 7%포인트 적다. 최근 5년간 진도율 평균인 71.3%보다도 낮다.
올해 국세는 56조4000억원의 역대 최대 세수 펑크를 냈던 지난해보다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지난 26일 올해 세수가 예산보다 29조6000억원 덜 걷힌다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기재부 예상대로라면 올해 세수는 지난해 실적인 344조1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덜 걷혀 337조7000억원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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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30조원 가까운 세수결손이 예상되면서 내년도 세수전망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세수입을 올해보다 15조1000억원 늘어난 382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을 반영한 재추계 결과보다는 44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상반기에 늘 상저하고를 얘기하다가 30조원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내년도 세수추계 관련해선 ‘금저차고(금년은 낮지만 차년은 좋아진다는 전망)’를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기업실적 호조로 내년엔 올해보다 세수를 더 걷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져서 내년 3월엔 세수 실적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며 “내년 예산안은 올해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