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0도 천왕성 위성에 ‘지하 바다’ 있다는데…이유는 ‘이것’

이정호 기자

NASA 연구진, 분석 결과 발표

지하 방사성 물질이 열 발산

땅속 얼음 녹여 바다 생성

1986년 보이저2호가 촬영한 천왕성 위성 ‘티타니아’. 지하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1986년 보이저2호가 촬영한 천왕성 위성 ‘티타니아’. 지하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태양계 8번째 행성 천왕성이 거느린 위성 4개에 지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며, 그 이유는 위성이 땅속에 지닌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방사성 물질이 내뿜는 열 때문에 땅속 얼음이 녹아 다량의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액체 상태 물은 지구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에 우주과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애스트로바이올로지’ 최신호를 통해 천왕성 주변을 도는 위성 지하에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지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 천왕성 위성은 티타니아, 오베론, 움브리엘, 아리엘 등 4개다. 지름이 모두 1000~1500㎞ 수준으로, 지구의 달(3470㎞)보다 훨씬 작다.

천왕성은 태양계 8번째 행성이다. 태양과 거리가 30억㎞에 이른다. 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20배다. 이 때문에 천왕성은 매우 춥다. 표면 온도가 영하 220도에 이른다. 천왕성 위성들도 비슷한 수준의 낮은 표면 온도를 보인다.

지하이기는 하지만 연구진이 이렇게 추운 곳에 액체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본 이유는 위성 내부에 있는 방사성 물질 때문이다.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은 자체적으로 열을 발산하는데, 이 열이 땅속 얼음을 녹여 지하 바다를 만들었다는 가설을 내놓은 것이다. 지구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상당 부분도 이런 방사성 물질 때문에 생긴다.

2022년과 지난해 일부 우주과학계에서 방사성 물질 때문에 천왕성 위성들에 지하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번에 연구진 분석이 추가되면서 해당 가설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천왕성 위성들이 지하 바다를 만드는 열원을 자체적으로 생성한다는 점은 역시 지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성 위성들과는 다른 점이다. 유로파 등 목성 위성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하 바다는 목성의 중력 때문에 생긴다. 목성이 가진 강력한 중력이 유로파를 쥐었다 펴면서 마찰이 생기고, 이때 발생한 열이 유로파 지하의 얼음을 녹여서 바다로 만든다.

천왕성의 경우 목성처럼 강력한 중력을 지니지 못했다. 중력은 질량이 무거워야 강해지는데, 천왕성 질량은 목성의 7분의 1에 불과하다. 천왕성 위성들은 모행성의 지원을 받지 않았는데도 스스로의 힘으로 지하 바다를 만든 셈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천왕성 위성을 연구하면 지구 밖 해양 세계의 형성과 진화, 그리고 생명체 서식 가능성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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