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겨냥 “시끄럽게 하는 게 해당 행위”···여권 갈등 확산

민서영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소풍’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소풍’ 상영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감찰 지시는 쫌생이나 할 짓”이라고 가세했다. 김 전 행정관 의혹이 여권 내부 갈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 대표의 워딩으로 이렇게까지 대표 측근들이 모두 나서서 크게 이슈를 키워야 되냐”며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이런 크고 작은 일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왜 지금 지도부가 이렇게 키우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친한동훈(친한)계들이 지금 하는 얘기들을 보면 결국 뒤에 배후가 있다(고 주장해서) 처음에는 꼭 대통령실이 배후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이야기를 했다”며 “서울의 소리나 일종의 저쪽 진영, 더불어민주당 진영이나 좌파 진영의 꾀임에 넘어간 수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또 “내부적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있지 않도록 징계를 하는 것도 조용히 해야 하는데 한 대표의 워딩으로 이슈를 엄청나게 키워놔서 지금 우리 진영의 손해”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특보 역할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별다른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희가 특보 임명장만 수십 명 드렸을 것”이라며 “캠프의 많은 구성원 중 실질적으로 전략이나 이런 걸 논의하는 건 극히 일부고 저는 그 당시에 캠프를 사실상 차리지도 않았기 때문에 국회 보좌진들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그래서 김 전 행정관이 저하고 논의할 그런 위치에도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대표를 겨냥해 “자기를 비판한다고 당원을 감찰 지시한 것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세상인데 한순간 흘러가는 여당 대표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감찰 지시를 한다는 건 쫌생이나 할 짓”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섭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일단 시동은 걸렸으니 진실 규명은 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대표가 김대남 녹취록과 관련해 공력을 너무 많이 쓰는 느낌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대통령실에서 배후 지시가 있었던 거라면 나도 참지 않겠다, 이런 분명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 공력을 많이 쓰는 느낌”이라며 “그 공력을 오히려 다른 데 쓸 일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나 의원과 홍 시장의 한 대표 저격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SNS에서 “왜 청년들이 정말 가고 싶어하는 신의 직장에 연봉 3억을 받으며 제네시스를 타고 출퇴근 하는 자에게는 해당 행위라 하지도 않고 쫌생이라 하지도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과 홍준표 시장은 앞으로 좌파매체와 결탁해 공작을 하고도 관용차를 타고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당원이나 전 당원이 나오면 쫌생이 같지 않게 대인배가 돼 그냥 지켜봐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 우리가 무슨 호구인가”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찌된 일이 우리 보수의 일각은 마치 김대남의 연봉 3억과 제네시스 관용차를 지켜주기 위해 총단결하여 나서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썼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이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에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지난 1일 공개됐다. 김 전 행정관은 탈당 의사를 밝혔지만 한 대표는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며 당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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