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가격 상승, 임차료 상승 등 위기 속

20·30세대 대상으로 변화하는 외식업계

“30·40세대 외식 업주들이 주류로 성장할 것”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상권의 한 거리를 지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상권의 한 거리를 지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외식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변화의 흐름도 포착된다. 유행에 민감하면서 동시에 아낄 건 아끼고 원하는 데 소비를 집중하는 일명 ‘YONO(You Only Need One)’ 성향의 20·30세대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중장년층 역시 비대면 거래 등에 익숙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수십년간 명성을 떨친 ‘백년가게’도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배달 등으로 활성화하던 외식산업 전반의 경기는 내림세다. 통계청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를 보면, 2020년 4분기 59.33으로 바닥을 찍은 뒤 지속해서 상승해 2022년 3분기 89.84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에 접어들며 올해 2분기 75.60을 기록했다.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이익률도 감소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식재료와 인건비 비율은 2018년 58.3%에서 지난해 66.9%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2018년 17.8%에서 지난해 11.6%로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2023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외식 업주들은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식재료비 상승’을 꼽았다. 이어 ‘경쟁 심화’ ‘임차료 상승’ ‘인건비 상승’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리단길에 있는 음식점 앞에서 키오스크로 예약한 뒤 대기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리단길에 있는 음식점 앞에서 키오스크로 예약한 뒤 대기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외식업계가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그나마 용리단길처럼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상권이나 점포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외식하는 고객층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고객 연령대 분포를 보면 40대는 31.3%에서 25.6%로 5.7%포인트 감소했고 20대와 60대가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늘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2018년 44.2%에서 지난해 47.7%로 3.5%포인트 늘었다. 1인 이용객도 늘고 있다. 주요 유입 고객 중 1인 비중은 2019년 12.0%에서 지난해 19.5%로 7.5%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외식업계에서 이들의 성향을 빠르게 포착하는 30·40세대 업주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모임이나 회식을 줄이고 있는 것과 달리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20·30세대는 외식에서 가격이나 맛뿐만 아니라 공간이나 체험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이나 콘셉트 등 20·30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30·40세대 업주들이 직영점 2~4개씩 운영하며 노하우와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들 30·40세대가 외식업계 주류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주 대상으로 하는 주점의 경우, 1만원 안팎의 소규모 안주를 내는 일본식 주점도 확산하는 것도 최근 달라진 흐름이다. 이규민 경희대 조리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식 주점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식재료들은 공장에서 생산하고 점포에서 간단한 조리만 해서 내줄 수 있는 형태로 효율을 극대화했다”며 “일본식 주점처럼 저렴한 형태와 함께 ‘오마카세’와 같은 프리미엄도 동시에 소비하는 이들이 20·30세대”라고 분석했다.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리단길에 있는 주점 앞에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시민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용리단길에 있는 주점 앞에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며 최근 외식업계는 테이블에서 고객이 직접 기계를 통해 주문하는 비대면 주문 방식도 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처음 진행한 무인주문기 실태 조사에서 외식업체 전체의 7.8%가 무인주문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키오스크(67.0%)가 가장 많았고, 고객 휴대전화로 직접 주문하는 방식도 28.3%, 테이블에서 태블릿PC로 주문하는 방식은 4.0%를 차지했다.

20·30세대에게는 예약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미리 좌석이나 메뉴를 주문하고 방문하는 방식도 일반화돼 있다. 김 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스마트 기기나 주방 효율화 등을 잘 접목하는 업주들이 생존할 것”이라며 “최근 20·30세대들이 ‘백년식당’ 같은 노포를 많이 찾고 있는데 점점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되면서 무인주문이나 예약시스템, 주방 효율화 등을 진행하지 않으면 백년식당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런 기사 어떠세요?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