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6일 시청 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이 역점 사업에 대한 의회의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7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 시장은 지난 6일 오후 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최 시장의 단식은 자신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등이 의회에서 삭감돼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세종시의회는 지난달 10일 열린 제9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세종시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12개 사업 예산 24억7943만원을 삭감 의결했다. 삭감된 예산에는 세종시가 2026년 개최할 예정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 14억5200만원과 올해 세종 빛 축제 관련 예산 6억원 등이 포함됐다. 두 행사 모두 최 시장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해 온 사업이지만,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세종시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경우 추경예산이 확보되면 올해 박람회 조직위원회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이 행사는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내년 정부 예산안에 국비 지원 예산 77억원이 반영됐다. 세종 빛 축제는 지난해 12월 처음 개최된 행사지만 예산 삭감에 따라 1년만에 폐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세종시는 이들 사업 예산을 살리기 위해 재차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지만 지난달 23일 열린 제92회 임시회에서도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최 시장은 단식에 앞서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시민 여러분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를 준비해 왔지만, 두 사업의 추경예산안이 제출 이후 40일 넘도록 통과되지 않는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단식을 하며 정원도시박람회 정상 추진을 위한 마지막 시한인 11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해 주실 것을 의회에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세종시의회는 전체 2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3석, 국민의힘이 7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 구도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의회에서 예산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 의원들은 어려운 시 재정 여건과 사업 자체의 타당성·실효성 부족 등을 삭감 이유로 들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원도시박람회가 단식까지 감행할 만큼 시민에게 필수적인 사업이냐”고 비판하며 예산 삭감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예산 삭감 이유와 근거를 성실히 밝혀왔는데도 최 시장은 단식 시위를 선언하는 등 밀어붙이기식 무리한 행정으로 갈등을 키워가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단식을 멈추고 시의회와 함께 민생을 위한 정책, 민생을 위한 공약을 실현하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