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 비율이 사교육 지출이 높은 서울·경기·세종에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 합격자 4명 중 1명은 강남3구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격차가 서울대 진학률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시도별 신입생 합격자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대에 합격한 서울 지역 학생은 2020학년도 1199명(35.89%)애서 2024학년도 1344명(36.62%)으로 늘었다. 경기 지역 학생도 같은 기간 756명(22.63%)에서 919명(25.04%)으로 상향 추세를 보였다. 비수도권에선 세종이 2022학년도부터 47명(1.37%) → 57명(1.66%) → 72명(1.96%)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경기·세종은 같은 기간(2019~2023년) 통계청이 매년 시행한 초중등 사교육비 조사 결과 시도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및 참여율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특히 서울과 경기는 5년간 고등학교 사교육비 지출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일부 비수도권 지역은 최근 5년간 서울대 합격자 비율이 떨어졌다. 강원은 2020학년도 65명(1.95%)에서 2024학년도 51명(1.39%)으로 점차 줄었다. 경북도 108명(3.23%)에서 94명(2.56%)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고, 전북도 81명(2.42%)에서 60명(1.63%)으로 감소했다. 전남은 2020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줄곧 감소하다 2024학년도에 소폭 증가했다. 이들 지역은 시도별 사교육비 지출액 및 참여율이 가장 낮은 지역에 속한다.
서울대 지역별 합격자 비중을 입학전형별로 보면 사교육의 영향력이 더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대가 정 의원실에 제출한 ‘2022~2024학년도 강남3구·수도권 지역 합격자 현황’ 자료를 보면, 정시 수능 위주 전형에서 수도권과 강남3구 지역 합격자가 상대적으로 높다. 교과평가보다 수능 점수 반영 비율이 높은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보면 최근 3년간 강남3구 합격자 비율은 22% → 24.2% → 25.6%로 증가했다. 수도권 합격자 비율은 76.4% → 79% → 78.2%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정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수능 위주 전형이 사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전형에서 사교육 기관이 집중된 지역의 입시 성과가 높은 것은 확인된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교육 불평등은 소득계층과 거주지역에 따른 상위권대 진학률의 큰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상위권대 입시에서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 환경이 크게 작용하면 계층 이동의 기회가 줄어든다며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서울대는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는 답변서에서 “한국은행 이슈노트는 ‘서울대의 지역균형전형 방식을 대부분의 입학전형에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공정성을 위해 지원자의 모든 정보가 블라인드 되어 진행되는 현 대입 체제를 고려할 때 실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거주지와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격차가 기득권 강화로 이어져 사회 갈등의 악순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지역에 숨겨진 인재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역 학생들에게 대입 선발 기회를 크게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