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술을 구입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는 ‘주류 스마트오더’의 본인 확인 절차가 소홀한 경우가 많아 미성년자가 주류를 구입하는 수단으로 오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9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통신판매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2020년 4월부터 온라인으로 주류를 구매한 뒤 주문자 본인이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법령이 정비됐다. 조사 대상 사업자들도 모두 주류 수령 시 신분증을 준비할 것과 주문자 본인의 직접 수령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현장 조사 결과 매장에서 수령자의 신분증을 확인한 곳은 보틀샵, 와인그랩, 홈플러스 주류이지픽업 등 3곳에 불과했다. 데일리샷과 달리, 와인25+, CU바, 이마트24주류픽업, 세븐일레븐주류픽업 등 나머지 6곳은 관련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데일리샷, 달리, CU바, 세븐일레븐예약주문, 보틀샵, 홈플러스주류이지픽업 등 6개 사업자가 주문자에게 제공하는 교환증은 화면을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여서 매장의 신분증 확인 절차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구매 취소도 쉽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비자는 7일 이내에 스마트오더로 구매한 주류의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예약주문은 단순 변심의 경우 7일 이내 청약 철회까지 불허해오다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를 받고서야 이를 개선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 사업자에게 매장에서의 신분증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는 형태의 교환권을 사용할 것, 전자상거래법상 청약 철회 규정을 준수할 것 등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