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외국인 유학생 실태조사 바탕 보고서
77.9%는 “한국 기업 취업할 생각 있다”
“연봉·복지 조건 충족 땐 수도권 외 지역도”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이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열린 ‘외국인 한글백일장’ 행사에 참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난해 250만명을 넘어섰다. 낮은 출생률과 갈수록 심화하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한 방안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산인구 부족 극복을 위한 외국인 전문인력 활용 확대 방안 -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보면, 유학 또는 연수를 목적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2년 기준 19만723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매년 꾸준히 10% 이상 증가했고, 석·박사도 2013년 2만513명에서 2022년 4만5652명으로 2.2배 늘었다.
대학·대학원 졸업 뒤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한국 체류를 희망하는 인원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자료를 보면, 한국 체류를 희망하는 이들은 지난해 기준 63.0%로, 2020년(54.7%)보다 8.3%포인트 늘었다. 취업 희망자도 35.4%로 2020년(32.7%)보다 2.7%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유학생의 전문인력 취업률은 6%에 불과해 국내 생산인구로의 전환은 저조했다.
무협이 지난 5~7월 노태우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팀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 국내기업 취업 의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9%가 한국 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응답자 약 60%가 특별히 대기업·선호업종·선호직무 등을 고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수도권이 압도적이었으나, 연봉이나 복지 조건을 충족하면 비선호 지역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이 74.4%로 과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업도 외국인 유학생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협이 지난 6~7월 수출 기업 인사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기업은 51.3%에 달했다.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업도 32.6%를 차지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기업 모두 원하고 있지만, 구직·구인 정보 확인이나 비자 획득이 걸림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학생들은 기업의 취업 공고에 외국인 지원 가능 여부, 취업 비자 지원 여부 등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공동 운영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신설해 외국인 유학생을 ‘지역 인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존 전문인력(E-7-1) 비자 외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취업 비자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유학생과 기업 모두 신속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범부처 차원의 정책 공유 플랫폼 마련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