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지분 5.34% 추가 확보…1라운드 종료

이진주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쩐의 전쟁’을 벌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 이상을 확보했다. 이로써 40%에 근접한 지분을 손에 쥐게 된 MBK·영풍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영풍·MBK 측은 이번 공개매수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5.3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영풍·MBK는 주당 83만원에 이 지분을 모두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풍·MBK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됐다. 애초 공개매수 목표였던 최소 6.98%, 최대 14.61% 지분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의결권 기준 과반에 한발 더 다가섰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응모 수량이 한참 미달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로 영풍·MBK보다 5000원 높은 3만5000원을 제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MBK는 장 마감 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영풍·MBK는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 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달 13일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같은 달 26일 75만원으로 상향했다가 이달 4일 83만원으로 다시 인상했다. 이후 영풍·MBK는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가를 89만원으로 인상하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최 회장 측(우호 세력 포함)은 고려아연 지분 33.99%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공개매수가 끝나면서 최 회장 측보다 4%포인트 이상 앞서게 됐다. 영풍·MBK는 다음달 임시주총을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회장 측은 오는 23일까지 고려아연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매수로 확보하고,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별도로 2.5%를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에서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진 영풍·MBK나 최 회장 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연금(지분 7.8%)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지분 추가 매입 경쟁과 주총 표 대결 등으로 갈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MBK가 공개매수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어느 쪽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Today`s HOT
월식 전의 보름달, 관람하고자 모인 사람들 마이애미 비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이스라엘 유대인들을 위한 명절, '푸림' 기차를 끌어 기네스 인증 받은 레슬링 선수 마흐루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인력 감축에 항의하는 사람들 갑작스런 토네이도로 아수라장된 피코 리베라
유소년 선수들 만난 이글스 스타 콘 바클리 나폴리서 규모 4.4 지진, 새벽부터 놀란 시민들
안개가 자욱한 호주 캔버라의 모습 BNP 파리바 여자 테니스 경기 우승자, 벨린다 벤치치 아세안 국가 중 GDP 성장 최고인 베트남의 모습 인도 홀리 축제 준비하는 사람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