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건희 면죄부 주려 ‘레드팀’까지 동원, 검찰 부끄럽지 않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레드팀’의 검토를 거쳐 김 여사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난주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수사팀은 김 여사를 ‘혐의 없음’ 처분하기로 하고 논리를 보강 중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외부 인사로 구성되는 수사심위위원회 대신 레드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수사 실무와 법리에 밝은 검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런데 레드팀은 수사팀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뿐 기소 결정 권한이 없다.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는 고심하는 척하는 언론 플레이인 셈이다. 불기소로 인한 수사팀 부담을 덜고 책임을 분산하기 위한 꼼수 성격도 강하다. 검찰의 편의에 따라 원칙 없이 운용하는 것도 문제다. 전임 정부 인사나 야당 대표 수사 때는 레드팀을 운용한 적이 없다.

이번 사건은 검찰총장에 수사지휘권이 없어 이 지검장이 최종 결재권자다. 이 지검장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김 여사의 범죄 행위에 관한 증거와 정황은 차고 넘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주가 조작에 돈을 댄 손모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된 통정·가장매매 102건 중 48건이 김 여사 계좌를 거쳐 이뤄졌고, 2차 시세조종에 관여한 업체 사무실 노트북에선 ‘김건희’ 명의의 엑셀 파일도 발견됐다. 법정에선 김 여사가 자신의 주식을 허락 없이 싸게 팔았다며 작전 세력 측에 항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2차 주포 김모씨는 김 여사도 ‘BP(블랙퍼스트 인베스트먼트) 패밀리’로 지칭하고,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달려갈(처벌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검찰이 면죄부를 준다고 김 여사 혐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조차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안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김건희 특검은 시간 문제다. 검찰은 전날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가족 의혹 수사의 일환이라고 한다. 김 여사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검찰이 죽은 권력엔 난도질을 하고 있다. 이 지검장과 검찰은 언제까지 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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