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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에 갇힌 국가재정, 출구는 어디?

입력 2024.10.15 21:10

수정 2024.10.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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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위기와 성장 잠재력 침식은
현실 외면한 프레임 정책의 결과

낙수효과·건전재정 프레임 벗어나
재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금리 인하 효과 기대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2년 4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4~2027년 기간에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2.42%였지만, 2024년 4월 전망치는 2.25%로 하락했다. 도대체 지난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IMF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는가?

그동안 정부는 물가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고금리정책을 유지했고, 감세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에는 긴축재정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가계 소비와 정부지출이 위축되면서 내수기반이 취약해졌다. 더욱이 반도체 경기의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운데 기업의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지난 2분기에는 전기 대비 -0.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리 경제가 좀처럼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저출생·고령화, 추격형 경제구조의 한계, 수출산업과 내수의 취약한 연결고리,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 경향 등 구조적 요인과 함께 고금리와 긴축재정의 정책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 요인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정책수단은 시의적절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마침내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는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수출이 증가했지만, 내수부진으로 민생경제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취업자 수의 증가 폭이 줄어들고,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가구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정부가 여전히 낙수효과와 건전재정의 프레임에 갇혀 감세와 긴축재정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긴축은 건전재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정부는 2022년 이후 세 차례의 세법개정안을 통해 고소득자와 고액자산가, 대기업의 세금을 크게 덜어주는 세제개편을 추진했다. 그 결과 조세부담률이 2022년 22.1%에서 2023년에 19.3%(잠정치)로 하락하면서 2023년 총수입과 총지출(중앙정부)은 각각 전년 대비 7.1%와 10.5% 감소했다.

하지만 낙수효과의 작동을 가로막는 경제구조를 방치한 채 추진된 감세정책은 막대한 규모의 세수결손을 초래하였다. 2023년 56조4000억원에 이어 2024년에는 약 30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면 주식시장이 무너진다는 낙망론까지 동원하며 자산소득에 대한 공정과세도 거부하고 있다. 금투세는 과거 추경호 원내대표를 포함하여 여야가 상호합의하에 법으로 마련했는데, 이마저도 시행하지 못하면 어떻게 건전재정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2023년에는 45조7000억원의 예산이 불용처리되어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정부 예산안의 총지출증가율은 경상성장률 전망치보다 낮다. 이는 곧 저성장이 예견됨에도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작금의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감세 기조를 철회하고 확충된 세수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과 서민·중산층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13조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상증세법 개정안에 따른 감세액은 18조원에 달하고 최상위 1%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폐해진 민생경제와 성장 잠재력의 침식은 현실을 외면한 프레임 정책의 결과이다. 정부는 낙수효과와 건전재정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재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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