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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귀신

[임의진의 시골편지]고추와 귀신

과거 연대보증 섰다가 쫄딱 망한 착한 친구는 충청도 모처에 틀어박혀 지낸다. 서울 갔다 오는 길 잠시 들렀지. 들은 얘기가 있어 극도로 서행 운전. 외지인이 충청도에서 과속으로 경찰에게 붙들렸는데, “급한 일이 있어서요. 요번 한 번만 봐주세요.” 경찰 왈 “그르케 바쁘믄 어제 오지 그랬시유~”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꽝. 말문이 막히고 말겠다.

친구가 사는 동네는 물에 빠진 처녀귀신이 살 만큼 음산한 저수지가 한 동 있더라. 물이 깊고 색은 거무티티하덩만. 나는 무르춤 멈춰 서서 바깥길로 걸었다. 낮에는 새들만 재재 우는 빈산이나 밤 되면 처뚝처뚝 다리를 절며 귀신이 걸어 나올 분위기였다. 친구는 베고 남은 나무 지스러기로 밑불을 살리고 오겹살을 구워주었는데, 상추를 누렁우물에서 씻었나 흙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가?” “머시냐 말허기가 그런디, 살긴 내가 뭘 살었겄어. 죽었슈 허고 지냈지.”

친구는 막 구운 고기와 자른 고추를 상추 위에 층층 앉힌 뒤, “청양고추를 느으야(넣어야) 써. 청양고추를 느으야 충청도여.” 뭉뚱그려 한입에 밀어 넣고 나더니만 노래를 부르잔다. “논과 밭 사이 작은 초가집. 내 고향은 충청도예유” 조영남의 노래 ‘내 고향 충청도’를 부를 때 ‘~충청도라오’라고 부르면 외지인이고 ‘~충청도예유’라고 부르면 현지인이다. “어머니는 밭에 나가시고 아버지는 장에 가시고 나와 내 동생 논길을 따라 메뚜기잡이 하루가 가죠~”

나는 “귀신 나오기 전에 집에 갈라네” 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자고 가라며 귀신처럼 발을 붙잡아. 입은 고추로 매워서 아달달, 다리는 귀신이 붙잡아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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