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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신드롬’ 기여한 한국문학번역원…과거엔 ‘블랙리스트’로 한강 배제 지시 받아

입력 2024.10.17 14:49

수정 2024.10.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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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문체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보고서

한국문학번역원, 해외교류 사업서 한강 제외 지시 받아

문체부 “실제 파견은 이뤄졌다”

임오경 “다시는 어두운 그림자 생기지 않길”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작품 진열대에 <소년이 온다>의 일시품절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작품 진열대에 <소년이 온다>의 일시품절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권도현 기자

한강 작가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 작가 작품 번역을 지원한 한국문학번역원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과거엔 정부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한 작가를 각종 사업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사실이 17일 확인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가 2019년 발간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종합보고서’에는 2014~2016년 문체부가 한국문학번역원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작가들을 해외교류지원 사업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명시돼있다.

당시 위원회 조사 결과 한국문학번역원은 2014년 문체부에서 해외교류지원 사업 총 11건 중 1건, 2015년 총 61건 중 5건, 2016년 총 69건 중 9건에 대해 30여명의 작가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한 작가에 대해선 2014년 4월 영국 런던도서전, 2016년 3월 프랑스 파리도서전, 2016년 9월 베를린 문학축제 등 3건의 사업에서 문체부의 배제지시가 있었다. 다만 문체부 측은 “한 작가가 당시 현장에 파견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한국문학번역원 ‘해외교류지원 사업’ 전반에서 정치적 성향 등을 이유로 문체부·청와대 등의 특정 문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배제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문체부의 특정 문인 배제 지시는 대부분 청와대 등에 블랙리스트 실행 경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일부 문인에 대해선 국정원에서 배제 지시를 문체부에 하달했다는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2014년 4월 영국 런던도서전 사업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한강 작가를 배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종합보고서’ 갈무리

한국문학번역원은 2014년 4월 영국 런던도서전 사업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한강 작가를 배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종합보고서’ 갈무리

위원회는 또 “한국문학번역원 블랙리스트 실행 사건은 청와대와 국정원, 문체부, 예술위원회 등 산하기관 사이의 상명하복식 지시가 집요하게 반복되면서 ‘좌파 배제’의 국정 기조가 블랙리스트 실행이라는 방식으로 구조화·내재화·일상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지난 10일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 작가 작품 번역 지원에 공이 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 작가 작품이 번역원 지원을 받아 프랑스·스페인·베트남어 등 총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76종으로 출간됐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16일엔 한국 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했다.

임오경 의원은 “당시 블랙리스트 작업 실무를 맡았던 용호성 청와대 행정관이 윤석열 정부에서 문체부 차관으로 복귀했고, 유인촌 장관은 진상조사위원회 백서에 104회나 이름이 올랐다”며 “윤석열 정권이 어떤 형태의 새로운 블랙리스트를 만들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한국문학번역원과 문화예술체육계에 블랙리스트의 어두운 그림자가 생기질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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