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본사에서 국회 국정감사 열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유전 탐사를 추진 중인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17일 열렸다. 다수의 야당 의원은 그동안 불거진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을 집중적으로 질의했고, 일부 여당 의원도 의뭉스러운 석유공사의 태도가 불신을 자초했다며 질타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울산 중구 석유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로드쇼(사업설명회) 사업설명자료에 ‘최소 35억배럴 초과’만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애초 탐사자원량 최대치로 알려진 140억배럴을 강조했지만, 정작 지난 7월과 지난달 미국에서 해외 주요 석유 기업을 대상으로 개최한 로드쇼 사업설명자료에는 최소치(35억배럴)만 언급했다.
김 의원이 ‘대통령이 첫 브리핑에서 최소 35억배럴이라고 얘기했느냐’고 묻자,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35억배럴이란 말은 대통령께서 하신 적이 없다”며 “최소 35억배럴이라는 얘기를 대통령께 보고 안 했느냐? (브리핑문) 문구 작성에 관여 안 했느냐”고 물었다. 김 사장은 “(문구 작성에 관여) 안 했다”며 “저희들은 최소 35억, 최대 140억배럴이라고 이것도 탐사자원량이라고 분명 (산업부에) 보고했다”고 답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국민을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은 최대치 140억배럴만 줄곧 이야기했다”며 “이미 매장량 확인이 끝난 가이아나 110억배럴과 비교까지 해서 마치 매장량을 확인한 것처럼 호도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브리핑하며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말한 부분도 지적했다. 정 의원이 “대통령이 탐사 시추 계획에 대해서 승인 권한이 있느냐”고 묻자, 김 사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장관에게 있다”며 “본인에게 있지도 않은 승인을 국민들 앞에서 했다”고 말했다.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올해 추가로 맡긴 유망성 평가 용역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액트지오 1개 기업만 입찰에 참여했다”며 “지명경쟁입찰이라는 공정성의 외피를 쓴 수의계약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액트지오에 처음 맡긴 용역 비용이 125만달러(약 17억원)였지만, 올해 맡긴 추가 용역은 더 비싼 170만달러(약 23억원)인 점을 밝히며 ‘사례금 성격’으로 과다책정한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의혹이 확산하는 건 석유공사의 태도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주 의원은 “국회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 아니냐”며 “태도가 아주 잘못됐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여당이 다수당이면 그렇게 해도 나갈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태도부터 다 바꿔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