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024년 경찰영웅’으로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 나성주·장진희 경사 등 순직 경찰관 4명을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던 심 경위와 이 경장은 2004년 8월 마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강력사건 피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다 목숨을 잃었다. 이학만은 신분증을 제시하며 동행을 요구한 두 형사에게 돌연 흉기를 휘둘렀다. 심 경위를 먼저 공격한 이학만은 이어 이를 막으려던 이 경장에게도 흉기를 이용해 공격했다. 이 경장은 필사적으로 어깨를 물고 다리를 잡으며 검거를 시도했으나 끝내 숨졌다.
두 형사의 희생은 위험한 직무 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뒷날 ‘위험직무 관련 순직 공무원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예우·지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불의에 굴하지 않고 소임을 다한 두 형사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나·장 경사는 충남 부여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1995년 10월 부여군 정각사 인근에 무장간첩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나 경사는 태조봉 인근에 매복했다가 간첩을 발견하고 총격전을 벌이다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장 경사는 산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을 발견하고 끝까지 추격했으나 간첩이 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순직했다.
정부는 두 경찰관의 국가수호 정신을 기려 각각 2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1997년 12월 부여 대간첩작전 전적지 현장에 경찰충혼탑이 건립됐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매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과 헌신한 경찰관을 경찰영웅으로 선정해 업적을 기려오고 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사·순직 경찰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상응하는 예우를 갖추는 일은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의 토대를 닦는 일”이라며 “올해 말까지 선정된 경찰영웅들의 추모조형물을 건립하고 참된 경찰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