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부·울·경 광역자치단체장과의 만찬에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가운데),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직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영남지역 예비후보들에게 공천을 약속하며 거액을 받아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공천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양파 껍질 벗겨지듯 나오는 명씨 의혹의 끝이 어디인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한겨레21 등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대선 열흘 전인 2022년 2월8일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인 강혜경씨에게 선거일까지 매일 여론조사를 하라고 전화로 지시하며 “돈은 모자라면 A이고, B이고, C한테 받아오면 된다. 돈 달라 해야지”라고 했다. A·B·C씨는 그해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국민의힘 경북·경남 예비후보 등록자였다. 이후 명씨 말대로 A·B씨에게서 6000만원씩 총 1억2000만원을 받아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고, 공천을 못 받은 두 사람이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 경남 창원의창 재·보선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이 대납했다는 게 강씨 주장이다. “여론조사 비용 대가가 김영선 공천”이라는 것이다.
창원시가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선정된다는 정보를 명씨가 사전에 입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15일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창원시를 포함해 14곳을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선정했다. 그런데 그 전날과 당일 발표 전, 명씨가 김영선 의원실로 자리를 옮긴 강씨와 통화하며 창원시 산단 선정을 알리는 현수막 등을 준비하라고 말한 사실이 두 사람의 통화 녹취에서 확인됐다. 명씨는 김 전 의원에게서 발표 전날 들어 알았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반면 강씨 측은 명씨 측이 작년 1월부터 산단 정보를 공유하고 다녔고, 명씨 개입으로 산단 예정지도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이 정보가 왜 사전 유출되고, 명씨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
명씨가 공천장사를 하고 산단 선정에 관여했다면 선거농단, 국정개입에 해당한다. 특히 공천장사 및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은 명씨 본인은 물론 윤 대통령 부부의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등 위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명씨의 잇단 폭로도 창원지검의 이 수사를 틀어막기 위한 협박 아닌가 묻게 된다. 야당은 얼마 전 명씨 의혹까지 넣어 ‘김건희 특검법’을 세번째 발의했다. 명씨 의혹 하나만으로도 특검을 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