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쓸어담은 대한항공, 기분 좋게 이륙

이정호 기자

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대어’ 쓸어담은 대한항공, 기분 좋게 이륙

초고교급 김관우·2m04 최준혁 등
상위지명으로만 4명 뽑아 ‘쏠쏠’

“허허, 이렇게 잘 풀리네요.”

남자배구 대한항공 관계자들은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2025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행사 직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트레이드 등으로 얻은 지명권 3장을 갖고 있었다.

지난 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추첨 확률이 주어진 1순위 지명권 구슬 추첨에서 단 2%(100개 중 2개) 확률의 흰공(OK저축은행)이 나왔다. 2라운드 지명권 추첨에서도 30% 확률의 빨간공(삼성화재)이 추첨기를 빠져 나왔다. 모두 대한항공에 양도된 지명권이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천안고 3학년 세터 김관우(사진 오른쪽)를 호명했다. 1m95의 장신 세터 김관우는 지난해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등 초고교급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대한한공은 삼성화재에서 받은 2순위 지명권으로 2m04의 인하대 미들블로커 최준혁(왼쪽)을 데려왔다. 두 선수 모두 최근 드래프트에서 보기 어려웠던 ‘대어’급 선수로 꼽힌 선수다.

1%(100개 중 1개)의 대한항공 실제 지명권은 7순위로 뽑혔는데, 이 역시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1라운드의 역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하는 2라운드를 더해, 대한항공은 2라운드 1순위까지 상위 지명으로만 4명을 뽑는 쏠쏠한 영입에 성공했다.

V리그 통합 5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은 지난 5월 열린 2024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140개의 구슬 중 5개, 3.57%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뽑는 행운을 누린 바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행사 직후 “이번에도 우리에게 구슬 운이 따랐다. 오늘 드래프트 결과에 만족한다”며 “사실 좋은 꿈 꿨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오늘 진짜 잠은 못 잤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B손해보험에 호명된 이준영(한양대)은 여자배구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이다현(현대건설)의 동생이다. 키 1m94의 미들블로커 이준영은 2024 한국대학배구연맹(KUSF) 대학배구 U-리그에서 한양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누나 이다현’에 대해 이준영은 “가족 이상으로 고마운 존재”라면서도 “앞으로는 내가 ‘이다현 동생’이 아닌, 누나가 ‘이준영 누나’가 될 수 있도록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패기 넘치는 각오도 밝혔다. 현대캐피탈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선발한 이재현(인하대)은 여자배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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