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에 50만원 훌쩍, 돌반지 선물도 옛말…최고치 신기록 ‘금’ 이름값 넘었다

임지선 기자
한돈에 50만원 훌쩍, 돌반지 선물도 옛말…최고치 신기록 ‘금’ 이름값 넘었다

금 선물 2744달러에 거래
전날 최고값 다시 ‘경신’

주요국 금리 인하기 돌입
가자·우크라 전쟁 등 원인
“상승” “변동성 주의” 이견

“금이 오른다는 뉴스가 나오면 여기 사장님들은 오히려 인상 써요.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안 오니까요.”

21일 오전 서울 종로2가에서 귀금속 상가를 운영하는 조모 대표의 말이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국내 금 가격도 계속 올라 순금 한 돈(3.75g)이 50만원을 넘어섰다. 첫번째 생일 기념 ‘돌반지’ 선물은 이제 옛말이 됐다. 조 대표는 “금값이 한 돈에 30만원이 됐을 때도 사람들이 그 가격을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려서 한동안 거래가 안 됐다”며 “이렇게 계속 오르니까 사람들이 더 쳐다보질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금값은 이날 국제 금선물과 국내 금 현물 시장 모두에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날 0시10분 기준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라이온스(약 31.1g)당 2744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종가 역시 2730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넘었는데 계속 최고값을 경신하고 있다.

금값의 올해 상승률은 31%로 주요 원자재 가운데 은(34%) 다음으로 빠르게 올랐다.

국내 금 현물 시세도 마찬가지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은 거래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날 기준 한국금거래소의 3.75g(한 돈) 금 가격은 51만3000원에 달했다.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이미 한 돈에 50만원(3.75g)을 넘었다.

금값이 이처럼 계속 오르는 이유로는 ①주요국의 금리 인하기 돌입 ②중앙은행 대량 매수 ③지정학적 갈등 등을 꼽을 수 있다.

통상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금값은 반비례한다. 올 초부터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금값이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위기가 커진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국제 금값은 급등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부터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대량 매수하면서 금값을 밀어올린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국제 정치·경제적 여건으로 수요가 계속 생기는 셈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영향에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며 “11월 미 대선을 앞둔 경계감도 금에 대한 투자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금값 전망은 엇갈린다. 지금이라도 투자할 안전자산이라는 시각과 함께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금값은 내년 이맘때쯤 더 올라 있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을 생각하면 금의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요새 금 투자 문의가 많은데 금이 가격 변동성이 있는 자산”이라며 “금을 포트폴리오에서 5~10% 비중으로 나눠 담는 건 괜찮지만 단기적으로 매매 차익을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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