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 0.043으로 합병 비율 상향
주식 가치 약 39만원 증가 기대
“연관 사업 묶어 시너지 극대화”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구조 재편안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구조적으로는 같지만 분할합병 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의결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 두산 3사 최고경영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변경된 분할합병 비율과 사업 재편의 목적, 시너지 효과 등을 직접 설명했다.
3사 대표들은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 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측은 이번 재편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도록 합병 비율을 재산정했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은 1 대 0.043으로, 기존 합병 비율 1 대 0.031에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분할합병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은 기존 74.3주에서 88.5주로, 두산로보틱스는 기존 3.15주에서 4.33주로 늘어나게 된다. 보유하게 되는 주식 가치가 지난 7월 이사회 당시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하는 셈이라고 두산은 설명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다”면서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약 7000억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고 원자력발전소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소형모듈원자로(SMR) 62기를 수주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글로벌 협동로봇 4위이자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두산로보틱스와 건설·농업·물류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인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면 전문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려 했으나,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에 지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