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제보자 “김 여사가 김영선 공천 줬다”

손우성·이보라·문광호 기자

강혜경씨, 법사위 국감 증인 출석

“명태균 가족 생계 책임지라고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말해”

‘명씨 여론조사 조작 지시’ 증언

<b>증인선서</b>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증인선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보한 강혜경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강 “명씨, 김 여사와 영적 대화…이동훈 사퇴하게 했다 말해”
“김 여사는 윤 대통령 어깨 올라탄 주술사라 말한 것 듣기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씨가 21일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 부탁을 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6월 보궐선거 공천을 줬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명씨와 명씨 막내딸 생계를 책임지도록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누가 준 것인가’라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김 여사가 줬다”고 답했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 전 의원 보좌진이었다.

강씨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힘을 합쳐 창원 의창구라는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어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명씨가 자신과의 통화에서) ‘윤상현, 끝났어’라고 한 것은 윤 위원장한테도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허락받았어, 그래서 끝났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씨는 “언론 쪽에선 김 여사의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 육성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시하던데, 그 녹취는 명 대표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저는 김건희 육성은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명 대표가 김건희랑 이렇게 일을 했다는 얘기를 저한테 수시로 해 왔기 때문에 저는 공천 관련해서는 김 여사가 힘을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강씨는 유튜브 등을 통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대선 관련 여론조사를 81회 진행했고 소요된 비용이 약 3억7500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명씨가 이 비용을 윤 대통령에게 받지 않는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김 전 의원이 지난해 5월2일 강씨와 통화하며 “깨(까)놓고 얘기해서 명태균이가 바람 잡아가고 윤 대통령을 돕느라고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거기다 썼잖아”라고 말한 녹취도 이날 공개됐다.

“명씨 대선 여론조사 보고받고 당시 윤석열 후보 ‘흡족’ 화답”

강씨는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는 못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명씨가) 돈을 받아온다고 해서 내역서를 만들어 줬다”며 함께 전달한 비행기표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씨가) 돈은 안 받아오고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명씨 생계를 책임지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명씨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강씨는 이에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에 기여를 했고, 김 여사가 명씨와 자녀를 챙겨야 된다, 생계유지를 해줘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세비로 도와줬다”고 했다. 액수는 약 9600만원이었다고 했다.

명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강씨는 “보정이 아니라 조작했다”며 “(명씨가) 지시할 때 이 데이터를 조금 손대라, 조작하라는 지시는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500~600개 샘플 조사 결과를 곱해 2000개 샘플로 부풀리는 안 등을 언급했다.

강씨는 ‘미공개 여론조사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아는가’라는 질문엔 “당시 후보(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명씨가) 실물로도 가지고 갔고, 나중엔 카카오톡으로 제가 보고하면 전달하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보고서를 받은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칭찬이나 격려를 해줬는가’라는 질문엔 “‘흡족해한다’는 말씀을 한 번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명씨가 이동훈 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 대변인 사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씨는 “(명씨가) 구체적으로 ‘대립하는 부분이라 아마 많이 부딪칠 것이다’라고 김 여사한테 얘기했고 김 여사가 그 얘기를 듣고 바로 사퇴를 하게끔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강씨는 또 “(명씨가 김 여사와) 약간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며 “김 여사가 명 대표를 봤을 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다’라고 얘기하면서 첫 대면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명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며 “김 여사는 예지력이나 주술 능력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해서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 대표가 김 여사한테 ‘앉은뱅이 주술사’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 대표가) 꿈자리가 안 좋다고 하니 (김 여사가)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했다.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명씨 주장에 대해 “김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명씨가 만든 정권이라고 한다. 본인을 도왔던 사람들조차도 다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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