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편의점과 e커머스 등 평상시에는 도서 판매와 다소 거리가 있는 유통업계에까지도 ‘한강 바람’이 불고 있다. 한강 작가 저서 물량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한편, 백화점들은 관련 주제의 강좌 등 문화행사를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각각 300권씩 한정수량으로, 오는 23일 자정까지 진행하는 1차 판매에서는 <소년이 온다> 150권을 먼저 판매하고 28일부터 30일까지 2차 판매에서는 <소년이 온다> 150권과 <채식주의자> 300권을 각각 푼다. 1차 예약판매분은 이달 30일부터 7일 안에, 2차 예약판매분은 다음달 6일부터 7일 안에 고객이 선택한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 1차 판매분은 판매 하루 만인 이날 오후 이미 절반 이상 소진됐다.
최근 편의점들이 유명 가수 음반 예약판매를 받는 등 문화예술 관련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도서 예약판매는 이례적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일부 특수입지 매장에서는 도서를 판매해왔다”며 “기존에 거래하던 유통업체로부터 한강 작가 대표작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도 한강 작가의 작품 18종에 대한 사전 예약판매를 16일부터 시작했으며 주문 순서대로 23일부터 순차 배송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후 한강 작가 작품이 모두 팔리자 물량을 조기 확보했다. 쿠팡은 베스트셀러를 위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직매입해 로켓배송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서점업계에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온라인 도서판매 시장 점유율이 예스24와 교보문고에 이어 3위 수준일 것으로 본다.
신세계그룹 계열 e커머스인 SSG닷컴도 ‘안녕 가을 책방’ 기획전을 열고 한강 작가의 대표작과 책을 읽으면서 즐기기 좋은 다과류, 독서대, 문구류 등을 한데 묶어 선보였다.
문화센터 겨울학기 개강을 앞둔 백화점들은 한강 작가의 작품 등을 테마로 한 문학 관련 강좌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명 서평가 이현우와 한강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는 강좌, 제15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와 함께하는 북토크 등을 겨울학기에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에서 <채식주의자> 등 한강 작가의 작품을 해설하는 강좌를 순차적으로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