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2차전 또 ‘우천 취소’…23일 4시 재개
삼성, 하루 더 휴식 ‘전화위복’…KIA “동요하지 않고 변화 적응”
유리한 상황에서 서스펜디드(일시 중단)가 선언되는 바람에 속을 끓였던 삼성이 경기가 하루 더 밀리면서 ‘전화위복’을 맞았다. 부족한 선발 투수를 ‘비’가 메웠다.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1차전의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이 모두 취소됐다.
당초 오후 4시에 1차전을 이어서 하고, 종료 1시간 뒤 2차전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오전까지 쏟아진 비 때문에 그라운드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전날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서던 6회초 무사 1·2루 삼성 5번타자 김영웅의 타석 볼카운트 1B-0S 상태에서 비로 중단돼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날 일정이 취소되자 “어제 선발로 나서 원태인(사진)의 투구 수가 70개에 미치지 못했다. 나흘 쉬고 5일째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4차전이 당초 25일에서 26일로 밀리면서 1차전에 등판했던 선발 투수가 나흘 쉬고 4차전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1차전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76개를, 삼성 선발 원태인은 66개를 던졌다. 둘 다 4일간 휴식하고 26일 4차전에 다시 선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삼성이 여유를 얻었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는 보통 선발 4명으로 치른다. 일정상 1차전 선발 투수가 5차전에나 다시 등판할 수 있다. KIA는 네일이 턱 골절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이 넉넉했던 반면 삼성은 코너 시볼드가 부상 때문에 조기 출국하면서 선발이 2명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일정 변경으로 사실상 5차전까지는 선발 3명만으로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 대니 레예스가 3차전, 원태인이 다시 4차전에서 뛸 수 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도 2차전과 4차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전부 하루씩 쉴 수 있었고 한국시리즈에서 또 휴식일을 얻었다. KIA 입장에서는 체력적 우위가 희석됐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변수가 생겼다. 오늘 서스펜디드 게임을 어떻게 할지 아침부터 내내 고민하고 준비했는데 그조차 내일로 미뤄졌다”며 “유불리를 떠나 그라운드와 날씨 사정으로 순연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동요하지 않고 변화된 상황에 맞추면 된다. 코치들과 의논해서 내일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고 4차전에 재차 맞붙게 될 네일과 원태인의 각오도 여전하다.
네일은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깨도 몸도 모두 괜찮았다. 1~2일만 지나면 다시 선발이든 중간이든 팀이 원하는 상황에서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원태인도 “당장 내일 6회부터 던지라고 해도 준비가 되어 있다”며 “내가 모든 걸 바치기 위해서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단독 다승왕 기회도 포기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3일 오후 4시에 중단된 상태 그대로 이어진다. 2차전은 1차전이 끝나고 1시간 뒤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