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정책 슬로건이던 ‘창조경제’에 맞춰 10년 전 만들어진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상당수에 전담 대기업의 현금 지원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7곳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전담 대기업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네이버), 광주(현대자동차), 대구(삼성전자), 대전(SK), 세종(SK), 전남(GS), 제주(카카오)에 대한 전담 대기업의 현금지원액이 0원이었다. 반면 울산(현대중공업), 전북(효성), 충남(한화), 충북(LG)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매년 전담 대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지원받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이듬해 7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됐다. 지역에 체계적인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대기업들이 각 지역 센터를 전담 마크하는 방식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7개 센터 중 15곳의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할 정도로 정권 차원에서 힘을 주면서 당시만 해도 대기업들이 지역별로 연간 수십억원대의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을 거치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대기업 자금 투입이 정부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증언이 나오면서 센터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없애는 대신 주무 부처를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중기부로 옮기고 기능을 보완하기로 했다. 결국 중앙정부에서 창조경제라는 구호가 지워지자 지역에서도 센터 설립의 근간이던 대기업과의 금전적 협력구조가 끊긴 셈이다.
최근 3년간 전담 대기업이 현금 외에 사무공간 등 현물을 지원한 센터도 대구·전남·전북·충남 등 4곳뿐이었다. 같은 기간 전담 대기업과 행사 등 협업을 한 횟수도 대구는 11건, 광주는 1건으로 지역별 편차가 컸다. 허 의원은 “중기부가 정체성을 잃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의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현금·현물 지원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담 대기업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현금 지원은 센터들이 대기업과 자율적으로 협의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창조경제혁신센터 추천을 받은 스타트업 등을 대기업과 연계해 지원하는 등 파트너 역할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