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더본)가 다음달 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나온 백 대표는 “더본의 역할은 물가를 억제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키는 기업으로 남는 것”이라며 “그 역할을 하기 위해 기업이 공개돼야 한다”며 상장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데 대해선 “미디어에 노출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간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았냐”며 일축했다.
매출 성장·백종원 대표 인기 힘입어 상장 추진
더본은 이날부터 양일간 투자자를 대상으로 일반청약을 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백 대표가 1994년 창업한 더본은 전체 매출(지난해 별도기준, 3881억원)의 대다수(83.9%)를 외식 가맹사업을 통해 거두고 있다. 더본은 총 25개의 외식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빽다방(34.9%)과 홍콩반점(13.4%)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한다.
백 대표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와 방송 출연으로 홍보 효과를 높이면서, 다양한 브랜드를 출시해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려 왔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39.7%에 달한다.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연내 상장이 좌절된 케이뱅크와 달리 더본의 수요예측은 순항하고 있다. 95%가 넘는 기관투자가가 희망공모가 상단(2만8000원)을 웃도는 3만4000원 이상의 가격표를 적어내면서 공모가도 3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공모가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4918억원, 총 공모금액은 1020억원이다. 백 대표의 지분가치도 약 2990억원에 달한다.
기업공개(IPO)가 구주매출(기존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공모하는 것)이 아닌 전량 신주 공모로 진행되고, 지분의 약 95%를 백 대표(76.7%)와 강석원 공동 대표(18.1%)가 보유하는 등 지분 구조가 명확하다는 것이 수요예측의 성공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요식업 ‘황제’ 이미지를 굳힌 백 대표의 높은 인기도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K-상장사와는 다를까
시장에선 그간 백 대표가 유튜브를 통해 자사 가맹점의 개선과정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만큼 주주와도 지속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백 대표는 자신의 지분 42.55%를 상장 후 2년 반 동안 팔지 않도록 의무확약을 약속하고, 배당성향도 2026년까지 31.8%로 늘리기로 하는 등 주주친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장 후에도 가맹점을 급격히 늘리기보단 가맹점의 부담을 경감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등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으로 조달한 금액의 대다수(약 800억원)는 소스 등을 만드는 식품기업 인수합병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백 대표는 “물가도 많이 올라서 결국 점주에 공급하는 (원재료의) 비용 인상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간장 등 1차 소스를 생산하는 회사를 인수하면 (공급)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는 더본코리아가 매출과 수익률을 과장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